남북정상회담을 대하는 야 3당의 태도는 제각각이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도박’으로 규정하며 평가절하했다. 바른미래당은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민주평화당은 ‘무조건적인 지지’를 드러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보여주기식 감성팔이가 아니라 완전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회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전날 KBS 정강정책 연설을 통해 “회담에 대해 기대보다 걱정이 더 크다”며 “문재인 정권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3대에 걸쳐 속임수 쇼만 벌였다”며 “북한을 또 다시 무작정 믿는다는 건 바보가 할 짓”이라고 날을 세웠다. 북한과의 만남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한에 비판적인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바른미래당은 정상회담 성사 자체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성과를 면밀히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지상욱 정책위의장은 원내정책회의에서 “성공적 결실이 나오길 간절히 바란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D) 비핵화만이 유일한 조건이라는 것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전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회담 성사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면서도 “전략을 잘 짜서 성공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강조하며 정상회담을 무조건 환영하고 나섰다. 박지원 전 대표는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완전히 파괴된 남북 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그 자체가 성공”이라며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자꾸 쇼라고 볼 필요는 없다. 액면 그대로 믿고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루킹 사건’에는 공조했던 야3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지층에 따른 손익계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평창동계올림픽 때부터 북한의 비핵화 제스처를 ‘위장평화쇼’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펼친 것으로 ‘재미’를 봤다. 바른미래당은 교육수준이 높은 수도권 유권자를 겨냥한 온건·중립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평화당은 진보색이 뚜렷한 호남을 근거지로 하고 있으며 1, 2차 정상회담의 주역이었던 박지원 정동영 의원이 소속돼 있기도 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회담에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그날을 염원하며 든든한 여당으로서 정부를 지지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은 그 자체로 한반도 역사는 물론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를 던지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김현 대변인은 “마침내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찾아온 것”이라면서 “오직 한국당만이 시대에 역행하는 지방선거용 색깔론 공세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