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건’으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집중 공격해온 자유한국당이 새로운 타깃을 찾았다. 선거캠프 여직원을 폭행해 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성권(47) 전 부산 사상구청장 예비후보 사건을 전면에 꺼내 들었다. 강성권 전 예비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이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26일 오후 부산경찰청을 항의방문한다.
한국당은 26일 ‘강성권 성폭행 은폐 의혹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검찰 출신 김도읍 의원이 단장을 맡았고, 부산에 지역구를 둔 이헌승·윤상직 의원과 김순례·김승희·윤종필 의원이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한국당은 강성권 전 예비후보가 폭행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이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한다. 원내지도부는 강오후 2시30분 부산경찰청을 항의방문하기로 했다.
강 전 예비후보는 지난 23일 선거캠프 수행비서인 여직원 A(25)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최초 진술에서 “(이전에) 성폭행을 수차례 당했다”고 했다가 이후 진술을 바꿨다. 강 전 예비후보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은 부인하고 있다. 한국당은 A씨의 어머니가 민주당 구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는 점을 근거로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4일에는 ‘강성권 폭행 사건’이 벌어진 호프집 현장의 CCTV 영상이 공개됐다. MBN은 강 전 예비후보와 A씨가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다 다툼을 벌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방송했다. 강씨는 23일 오후 11시30분쯤 A씨, A씨 친구와 함께 술을 마셨다. 영상에서 A씨는 친구가 밖으로 나가자 강씨를 강하게 밀쳤다. 강씨가 손가락질을 하며 항의하자 뺨을 때리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호프집을 나갔다. 강씨가 A씨를 폭행한 것은 술집 밖이었기 때문에 영상에 포착되지 않았다.
호프집 주인은 “큰 소리가 나서 안에 있다가 나와서 봤더니 여자가 막 악을 쓰고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강씨는 술집을 빠져나온 뒤 오후 11시55분쯤 사상구 자신의 주거지 아파트 앞 도로에서 A씨의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아 옷을 찢는 등 폭행했다. 경찰은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강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강씨는 이후 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A씨가 강씨로부터 성폭행도 당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하고 폭행 사실만 인정했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알게 돼 강씨의 선거캠프에서도 함께 일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폭행사건의 책임을 물어 강씨의 제명을 결정한 데 이어 사상구청장 후보직도 박탈했다. 강씨는 2012~2016년 문재인 대통령이 사상구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과 보좌관을 지냈으며,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