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 정상회담 어떻게?… DJ·盧 방북 회담은 2박3일

입력 2018-04-26 10:02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시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남북 정상회담 시간을 포함한 세부 일정을 발표한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지난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은 임 실장은 26일 오전 11시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들에게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시작 시간과 세부 일정을 공개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남 방식, 부인 이설주 여사의 동반 여부, 북측 수행원 명단 등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은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시작 시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평화의 집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25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짧은 거리지만 북한 정상이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65년 동안 밟지 못한 우리 영토다. 김 위원장은 한국전쟁 휴전 이후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영토를 밟은 북한 정상이 된다.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 앞까지 도보로 이동한 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평화의 집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방남, 문 대통령의 환영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든 한반도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기록될 순간들이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마중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오른쪽)이 2000년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서울공항발 비행기에서 내려 활주로로 마중을 나온 김정일 전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앞선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은 우리 대통령의 방북 형태로 이뤄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27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서울공항발 비행기에서 내려 활주로로 마중을 나온 김정일 전 위원장을 만났다. 두 정상은 같은 날 평양 소재 영빈관 격인 백화원 초대소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

김 전 대통령은 그날 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주최 환영 만찬을 갖고 숙박한 뒤 이튿날 추가로 두 차례 회담을 가졌다. 둘째 날 일정의 만찬은 김 전 대통령 주최로 평양 창광거리의 국빈용 연회장 목란관에서 열렸다. 회담 사흘째인 같은 달 15일 남북 공동선언문이 발표됐고, 김 전 대통령 일행은 평양에서 서울까지 항공편으로 돌아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2007년 10월 2일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은 2007년 10월 2~4일 평양에서 열렸다. 노 전 대통령은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차량으로 평양까지 이동했다. 첫 날은 만찬과 영부인 간담회 일정만 진행됐다. 회담은 이튿날 4시간씩 두 차례 열렸다.

김 전 대통령의 방북 때보다 민간 교류가 더 활발하게 이뤄졌다. 정치·경제(기업대표)·사회·언론·문화예술·학계·종교·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간 논의가 인민문화궁전에서 특별수행원 간담회 형태로 이뤄졌다. 노 전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방문한 뒤 육로로 돌아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