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살해·45명 성폭행 '연쇄살인마' 42년 만에 체포

입력 2018-04-26 09:47 수정 2018-04-26 10:06
42년 만에 검거된 '골든스테이트 킬러' 조세프 제임스 드앤젤로. 사진=새크라멘토 경찰 제공

1970~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최소 12명을 살해하고, 40여명을 강간해 '골든스테이트 킬러'라는 별명을 얻은 용의자가 42년 만에 체포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경찰은 두 건의 살인 혐의로 조세프 제임스 드앤젤로(72‧Joseph James DeAngelo)를 검거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드앤젤로가 45건의 성폭행과 최소 12건의 살인을 했을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드앤젤로는 전직 경찰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9년 절도 혐의가 들통나 재직하던 오번 경찰서에서 해고된 뒤 본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범행 기간은 1976년부터 1986년까지 10년간으로 추정된다.

드앤젤로는 복면을 하고 무장한 상태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골라 침입한 뒤 성폭행과 살인 행각을 벌여왔다. 그는 피해자의 물품 가운데 기념품과 보석, 동전 등을 수집한 것을 알려졌다.

피해자는 13세~41세 사이 여성들이다. 혼자 사는 여성은 물론 어린 자녀와 함께 있는 가정주부, 남편이나 남자친구와 함께있던 여성들까지 성폭행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42년 동안 경찰은 물론 연방수사국(FBI)까지 동원된 수사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 특히 마스크를 쓰고, 범행 현장에 지문을 남기지 않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첨단 DNA 분석 기술을 활용해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사당국은 2001년부터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일어난 범죄 사건의 DNA 증거들을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의 살인사건과 맞춰보는 작업을 해왔다.

경찰은 “용의자의 집을 감시하면서 쓰레기에서 DNA를 채취해 우리가 확보하고 있던 물증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드앤젤로는 새크라멘토에서 훨씬 남쪽인 로스앤젤레스 인근 벤추라 카운티에서 체포영장이 집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섯 번째 성폭행 피해자인 제인 카슨 샌들러는 디앤젤로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마구 울었다”고 말했다.

새크라멘토 카운티 앤 마리 슈버트 검사는 “40년이 넘도록 수많은 피해자가 갈구해온 정의를 이제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