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트럼프, ‘악수’ 곤욕에 ‘비듬’ 반격… 어색한 ‘브로맨스’

입력 2018-04-26 09:21
NBC 트위터 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악수’로 혼쭐이 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듬’으로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찾은 마크롱 대통령과 친밀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어깨 위 비듬을 털어주는 돌발행동을 했다. 해외 네티즌은 “공식 석상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경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사흘간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란 핵협정, 파리 기후변화협정,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관세 문제 등 굵직한 이슈들이 두 정상의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새로운 이란 핵협정 추진 타결에 성공했다.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 2025년 이후 핵개발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재개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고 한다.

두 정상의 만남에 외신은 “브로맨스가 성사된다면 국제사회에서 프랑스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로맨스는 남성끼리 갖는 친밀한 관계를 뜻하는 말로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를 조합한 신조어이다. 외신은 끈끈한 외교 관계를 지칭하며 이 표현을 썼을 터인데 두 사람은 묘한 장면을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저녁 만찬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하자 양 볼에 뽀뽀하며 환대했다. 프랑스식 인사인 ‘비주’를 한 것이다. 백악관 내부를 안내할 때도 마크롱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이끌었다. 마크롱 대통령도 연신 미소를 보였다.

이하 뉴시스

‘비듬 사건’은 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 마크롱은 완벽하다”며 극찬을 늘어놓더니 “그렇기 때문에 지금 비듬을 털어줄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 어깨 위를 손가락으로 퉁겼다. 마크롱 대통령은 잠시 웃은 뒤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외신은 일제히 ‘트럼프와 마크롱의 브로맨스’라고 보도했지만 네티즌 반응은 전혀 달랐다. 한 네티즌은 “공식 석상에서 한 국가 정상이 다른 정상의 비듬을 털어준 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 네티즌도 있었다.



두 정상은 첫 대면했던 지난해 5월, 악수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만난 자리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격적인 악수 습관으로 악명 높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쥐고 흔들었다. 제라르 아로 주미 프랑스 대사로부터 “악수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두 달 뒤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 초청으로 파리를 찾았을 때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전망이 제일 좋은 최고급 레스토랑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초대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떠나며 마크롱 대통령과 25초 동안 강렬한 악수를 나눴다. 의전에 약한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흡족해한 것 같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