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십이지장 수술, 로봇 활용하면 훨씬 수월하다

입력 2018-04-25 16:33
췌장, 십이지장 수술에서 로봇수술이 개복수술은 물론 복강경수술 보다도 부작용과 회복 등에 월등히 뛰어나다는 임상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장진영(사진) 김선회 권우일 교수 연구팀은 올해 초 돌파한 로봇 췌장십이지장 수술 100건을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사례와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4~2016년 담관기형으로 진단받은 환자 67명을 복강경 수술 그룹(49명)과 로봇수술 그룹(18명)으로 나눠 각각 수술경과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평균 수술시간은 복강경이 짧았으나 출혈량과 입원기간에서는 로봇수술이 각각 59%, 18%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도 절제 때는 소장과 문합(이어붙이기)이 어렵기 때문에 수술 후 문합부 유출과 협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복강경 수술 합병증은 16.3%인 반면 로봇수술의 경우 발생률이 제로(0%)였다. 연구팀은 로봇을 이용한 담관 문합이 훨씬 정교해 합병증 발생이 최소화됐다고 전했다.

한편, 같은 연구팀이 2015~2017년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받은 환자 237명을 대상으로 개복수술과 로봇수술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고난도 연결(췌장이나 담도 등)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로봇수술이 더 좋은 성적을 보였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췌장과 담도 종양 표준치료로 복부수술 중 가장 복잡하고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술 로봇을 이용해 정밀하고 안전한 치료를 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3차원 고해상도를 기반해 10배 이상 확대된 정밀 영상과 360°자유로운 관절 운동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기존 수술보다 비용이 비싸지만 수술의 정교함과 안전성 등 여러 장점 때문에 세계적으로 매년 50%씩 수술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장진영 교수는 “숙련된 전문의에게 수술하면 로봇수술은 개복수술 수준으로 종양 완전 절제가 가능한 것은 물론 통증이 적고 매우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미용적 효과도 뛰어나다”며 “로봇수술은 원래 고난이도 문합이 필요한 수술에서 더욱 장점을 살릴 수 있다. 복부수술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췌장 및 담도 수술시 정밀한 절제와 문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로봇 수술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간담췌학과학(J. Hepatobiliary Pancreat Sci)’과 대한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최근호에 각각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