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질병과 작업환경 간 연관성에 대해 조사에 나선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옴부즈만 위원회는 삼성전자,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2016년에 합의한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조항’에 따라 만들어진 위원회로 외부 독립기구다. 산업보건,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법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는 25일 오후 서울대학교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결과와 개선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이들은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 및 인과관계 확인을 위해 선행 연구를 대상으로 문헌 고찰과 메타 분석을 실시했다”면서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통계의 유의성 및 연구 간 이질성 등 문제로 근로자들의 질병과 작업환경의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자동화 공정에서는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며 “향후 반도체 공정과 질병 발생 간의 관련성을 판단하기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 사업장 재직자뿐만 아니라 퇴직자 및 보상대상자를 포함한 코호트(조사 주제와 관련한 특성을 공유하는 대상의 집단)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작업환경에서의 유해인자 노출과 특정 질병 발생 등 사망위험 간 관련성을 장기적으로 추적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작업환경 시 사용되는 유해화학물질 정보공개와 안전보건관련 자료를 공개해야한다며 “삼성전자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리스트를 적극적으로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에 대해 경총 등 경영계는 “유해인자 노출 수준에 대한 정보는 근로자 질병에 대한 산업재해 여부를 규명하는 데 필요하므로 해당 근로자에게는 자료를 제공해야 하겠지만 영업 상 비밀에 대한 사항은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종합진단은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조항’에 따라 ▲작업환경 중 유해인자 관리실태 평가 ▲작업환경의 건강영향에 대한 역학조사▲종합건강관리체계 점검 ▲재해예방을 위한 사업장 미래전략 연구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공개와 안전보건관련자료 보관에 관한 연구 등 5개 주제로 실시됐다.
이철수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 위원장은 “옴부즈만 위원회가 공개하게 될 연구 결과는 삼성전자라는 한 기업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옴부즈만 위원회 활동은 매우 엄중한 과업이라고 생각하므로 객관성·전문성·공정성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종합진단활동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옴부즈만 위원회는 이번 종합진단 결과와 함께 이를 바탕으로 부문별로 구체적 개선방안과 연도별 지침을 함께 제시했다. 이후에는 삼성전자가 개선방안을 이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