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센터장, 국회의원들 태도에 분노 “이럴거면 왜…”

입력 2018-04-25 15:55
사진=뉴시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중증외상센터장이 국회에서 의원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한국 외과계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 이 자리를 주최한 의원들이 대부분 불참했기 때문이다.

의료전문지 헬스포커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국회도서관에서 ‘대한민구구 외과계의 몰락-과연 돌파구는 없는가!’ 토론회가 열렸다. 김상희 박인숙 심상정 양승조 윤소하 정춘숙 최도자 의원이 주최한 자리였다. 이들 가운데 김상희 박인숙 양승조 의원은 일정상 이유로 불참했다. 또 심상정 윤소하 정춘숙 최도자 의원은 축사를 한 뒤 대부분 토론회 초반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토론회는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흉부외과학회 대한비뇨기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핵심 5개 외과학회가 주관했다. 북한 귀순병 치료로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려움에 처한 외과계 현실을 설명하고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불참했다. 학회 관계자들 외 끝까지 현장에서 의견을 청취한 인물은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유일했다고 한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 센터장은 의원들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이렇게 5개 외과학회 수장을 한자리에 모시고 얘기를 듣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이 자리에 없다”라며 “이걸거면 서울대병원 암센터에서 우리끼리 모여서 해도 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 당직을 서며 한 시간도 못자고 국회의원과 보좌진에게 보여주기 위해 발표자료를 만들었지만, 소용없게 됐다”면서 “국회 복지위 의원들 역시 몇 시간만 투자하면 외과계 최고의 수장들로부터 정성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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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의학전문지 메디게이트뉴스에 따르면 이 센터장은 “국회의원들이 토론회에 관심을 갖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해도 실제 의료현장에 돌아오는 것은 별로 없다”면서 “의원들이 자리에 남아있지 않은 오늘 같은 때라면 더욱 그렇다. 앞으로 갈 길이 멀어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센터장은 정치권의 무관심을 질타하면서도 의료계 종사자들이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병원은 간호사 한 명당 환자수가 1대2이상이다. 간호협회가 이런 현실에 대해 머리라도 깎으면서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의료계 폐습은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때리는데 있다”며 “서로 싸울 것이 아니라 의료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정치권과 국민에게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을 향해 외과의사들을 노동자로 인식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외과의사들은 핏물을 뒤집어 쓰고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블루칼라다”라며 “노동자와 농민을 대변하는 정당에 소속된 심 의원 등이 외과의사들을 노동자로 인식해 대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