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은 이미 시작됐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24일(현지시간) 밴 차량이 인파가 몰린 인도로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알렉 미나시안(25)은 범행 직전 자신의 SNS에 ‘여성혐오’가 담긴 글을 올렸다. 실제로 사상자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수사당국은 해당 게시글이 범행 동기를 밝힐 중요한 단서로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 페이스북에 범행 직전 ‘여성 혐오글’ 게시
미나시안은 범행 직전 페이스북에 2014년 미국에서 발생한 총격 살해범 엘리엇 로저를 ‘최고의 신사’라고 지칭했다. 로저는 2014년 미국 샌타바버라의 캘리포니아대학 주변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어 문제의 게시글에는 “인셀(Incel)의 반란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모든 차드와 스테이시(Chads and Stacys)를 타도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 ‘인셀’은 로저가 자신의 구애를 거부한 여성에게 분노를 표시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사용했던 ‘비자발적 독신자’를 의미하는 용어다. ‘차드와 스테이시’는 활발한 성생활을 하는 남녀를 멸시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속어다.
이 페이스북 글을 두고 현지 언론은 미나시안이 여성에게 원한을 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게시글에 무게를 두면서도 “고의로 여성을 겨냥했는지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과 당국은 이번 범행은 이슬람국가(IS) 세력의 범행 수법과 닮아 있지만 테러와 연계됐을 가능성은 적은 걸로 보고 있다.
◇ 살인 등 16가지 혐의 적용…“사교성 부족했던 친구”
미나시안에게는 살인·살인미수 등 총 16개의 세부 범죄 혐의가 적용됐다. 25일 법정에 선 그는 판사의 질문에 이름을 얘기하고 변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 바흐 미나시안은 법정에 선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닦았다.
미나시안은 토론토 교외 리치먼드 힐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나시안이 다녔던 토론토 세네카 대학 친구는 “지난주 미나시안을 컴퓨터 프로그램 수업에서 봤다”면서 “그는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사교성이 부족한 친구였다”고 전했다.
미나시안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캐나다군에 잠시 몸담기도 했지만 군의 권유에 따라 퇴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