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은 숨지기 직전 4명의 아이에게 나눠 맞힌 지질영양주사제의 오염이 원인이라는 보건당국의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사제 준비 과정에 치명적인 항생제 내성균에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지질영양주사제(스모프리피드) 오염이 사망과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25일 밝혔다. 지질영양주사제는 먹지 못하는 환자에게 영양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의 주사제다.
역학조사 결과 사망한 신생아에게 분주(주사제를 나눠 맞힘)해 투여한 지질영양주사제에서 숨진 신생아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유전자형과 항생제 내성을 가진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고 지질영양제를 투여받은 환아와 사망 위험간 연관성과 인과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지질영양주사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사망 위험도가 투여받지 않은 환아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18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 분주해 투여한 지질영양제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고 사망 환아 4명에서 검출된 균과 유전적 특징이 일치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질영양주사제 외에 다른 환경 검체 일부에서도 균이 검출됐으나 사망과 관련성이 낮으며 폐기나 수거 등 과정에서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또 균 배양실험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일반 미생물 증식 배지보다 지질영양 주사제에서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질영양제가 오염될 경우 주사제 내에서 급격히 균이 다량 증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질영양주사제의 오염 경로로는 완제품의 오염, 주사제 투여단계 오염, 주사제 준비단계에서의 오염 등 3가지가 제시됐다. 하지만 완제품 오염 가능성의 경우 최근 1년간 이대목동병원에 납품된 것과 같은 시중 유통 지질영양주사제와 수액세트 원제품에 대한 무균시험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스모프리피드의 오염을 의심할 수 있는 사건 보고도 확인되지 않았다.
주사제 투여단계 오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사망 환자 4명 가운데 3명의 간호사가 주사제를 각각 투여했는데, 유전자형 및 항생제 내성형이 동일한 시트로박터균을 3명의 간호사가 각각 시술로 동시에 감염시켰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사망 환아 4명과 지질영양주사제에서 유전자형과 항생제 내성형이 동일한 균이 검출돼 같은 오염원과 공통된 감염 경로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원제품과 주사제 투여단계 오염 가능성을 제외하면 지질영양주사제를 동시에 소분(나누는) 준비단계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