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청와대가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 2층 내부를 공개했다. 북측 최고지도자가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방남해 치러지는 정상회담의 의미를 담아 회담장 테이블을 비롯한 구성 하나하나에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의미가 담겨있다.
◇두 정상 간 거리 2018㎜·타원형 테이블
눈에 띄는 것은 남북정상회담 핵심의제들을 논의할 중앙 테이블이다. 청와대는 기존의 직사각형 테이블을 타원형 모양의 테이블로 교체했다. 여기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또 궁궐의 교각 난간형태를 모티브로 해서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두 개의 한국’이 만나 항구적 평화를 모색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앉는 테이블 중앙 지점의 폭은 2018㎜로 설계됐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정착 실현을 위한 역사적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역사적 기념물로 보존할만한 가치를 지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정상 공동 입장·벽면에 금강산 그림
회담장 모습도 이번 정상회담 슬로건 ‘평화, 새로운 시작’에 맞췄다. 두 정상은 회담장 정문 입구를 통해 동시 입장해 자리에 앉게 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앉는 의자 등받이 최상부에는 한반도 지도문양을 새겨넣어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았다.
타원형 테이블 너머 벽쪽에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그림이 걸릴 예정이다. 청와대는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와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신 작가는 금강산을 10여 차례 방문하며 ‘금강산 12경’과 사계절의 금강산을 담는 등 금강산 작가로 불리고 있다고 청와대는 부연했다.
실내 인테리어에도 남북의 신뢰관계에 대한 소망을 담았다. 한옥의 대청마루를 모티브로 하고, 양쪽 벽면에는 못이나 접착제 없이 끼워맞추는 방식으로 제작돼 뒤틀림없이 오래 가는 전통창호를 설치했다. 회담장 카펫도 한반도의 푸른 기상을 상징하도록 푸른색 계열로 설치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