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살라, 발롱도르급 살라… 친정 AS로마 초토화

입력 2018-04-25 09:21
잉글랜드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가 25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1분 두 번째 골을 넣고 관중의 함성을 듣고 있다. AP뉴시스

피도 눈물도 없었다. 동고동락했던 친정 식구도 왕도를 향한 마지막 길목에서 만나면 성가신 적일뿐이었다. 이탈리아 AS로마에 골 폭격을 퍼붓고 ‘꿈의 무대’로 바짝 다가선 잉글랜드 리버풀의 이집트 출신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 얘기다.

살라는 25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리버풀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반 36분 선제골과 전반 추가시간 1분 추가골을 넣었다. 그렇게 로마의 골문을 두 차례 열었다. 2개의 어시스트도 작성했다. 리버풀이 5대 2로 대승한 이 경기에서 4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살라가 일군 승리였다.

살라는 지난해 7월까지 로마 소속이었다. 2010년 조국 이집트의 아랍 콘트랙터스에서 프로로 입문해 스위스 바젤, 잉글랜드 첼시, 이탈리아 피오렌티나로 이적하며 한 걸음씩 성장했다. 하지만 지금의 살라를 만든 곳은 로마였다. 2015년 7월 임대 신분으로 입단한 로마에서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했다.

살라의 축구인생은 올 시즌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클라이맥스에 진입했다. 살라는 리버풀의 최전방에서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골 폭격을 퍼부었다. 그가 31골을 넣고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은 3위다. 살라는 리그 폐막을 3경기 남긴 35라운드까지 2위 해리 케인(26골·토트넘 홋스퍼)을 5골 차이로 앞서고 있다. 살라는 득점왕을 예약하고 있다. 그 사이 조국 이집트를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올려놨다.

살라의 진가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발휘되고 있다. 살라는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10골을 넣었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골을 기록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2골),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40골)를 넘어선 기록이다. 이런 살라에게 영국 공영방송 BBC는 “발롱도르를 받을 만 하다”고 평했다. 발롱도르는 한 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잉글랜드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오른쪽)가 25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1분 두 번째 골을 넣고 있다. AP뉴시스

‘꿈의 무대’를 향해 다가갈수록 발롱도르도 가까워진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세계 축구선수가 가장 선망하는 경기다. 그래서 ‘꿈의 무대’로 불린다. 리버풀과 로마의 4강 2차전은 다음달 3일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1전 전 살라가 누볐던 그라운드다.

리버풀은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2006-2007 시즌 이후 11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진출할 수 있다. 당시 결승전에선 이탈리아 AC밀란에 1대 2로 져 준우승했다. 결승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아닌 단판승부다. 리버풀의 마지막 우승은 2004-2005 시즌. 13년 만의 우승도 기대되고 있다. 4강 대진표 맞은편에선 레알 마드리드와 독일 바이에른 뮌헨이 대결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