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 중국 대사관 찾은 김정은…부상자 병문안까지 적극 대응

입력 2018-04-25 07:57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사망 사고에 직접 대응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오전 6시30분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위로의 뜻을 전했으며 같은 날 저녁엔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위문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김정은 동지가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우리나라에 온 중국 관광객들 속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에 대해 리 대사는 “감동을 금할 수 없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조선이 친선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가를 다시금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김정은 위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두 손을 모은 채 리 대사 곁에 앉은 사진과 부상자들의 손을 잡고 위로하는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이날 김정은은 리 대사에게 “우리 인민들도 비극적인 이번 사고를 자기들이 당한 불행으로 여기고 있다”며 “우리 당과 정부는 유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조금이라도 가셔주는 심정에서 후속조치들을 최대의 성의를 다해 취할 것”이라고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과거 김정일은 중국대사관을 여러 차례 직접 찾았지만 김정은은 북‧중 관계 악화로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이 같은 대응은 지난달 25~28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회복에 가속도가 붙은 북‧중 관계에 악재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수습이 미흡할 경우 중국인들 사이에서 반북 정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중국 관광객 수가 줄어 외화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2일 저녁 황해북도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탑승한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숨지고 중국인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즉각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고 북한 당국과 협조해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김 위원장이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 와서 위문하고 병원의 부상자들을 방문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