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자들’ 박창진, “조양호 일가의 머리에는 ‘인간’ 개념이 없다”…진중권 “갑질은 가족력”

입력 2018-04-25 05:00

‘땅콩 회항’의 피해자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24일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실태를 폭로했다.

박 전 사무장은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 등 대한항공 오너 ‘VIP’를 대응하는 전담팀도 따로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매뉴얼도 있고 인력풀도 따로 있다”며 “드라마나 영화 현장을 보면 모여서 대본 리딩을 하는데 똑같다. 물을 줬더니 던지는 등 상황을 예상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연습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너 일가가 물을 요구했을 때 사람에 따라 그냥 물과 탄산수를 제공하는 것이 대응 매뉴얼 중에 있었다는 것이다. 박 전 사무장은 “사람마다 특징이 있다. 누구는 물이라고 했을 때 탄산수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를 많이 안 해본 승무원이 일가를 모시게 됐는데 똑같이 물이라고 얘기를 했다. 교육에서 누구는 탄산수, 누구는 물이라고 외웠는데 순간 헷갈렸다. 이 분이 물과 탄산수를 다 가져가서 선택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두 개를 다 가져갔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내 의지를 다 알아 들으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대한한공 오너 일가의 갑질은 그들의 사고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생각 때문이라고 박 전 사무장은 말했다. 그는 “대한한공의 상품은 무형의 서비스다. 승무원, 엔지니어 등 다양한 서비스 생산자와 소비하는 고객이 존재하는데 경영진 마인드에서는 인간이라는 개념이 빠져있다”며 “노동자란 돈 주고 부리는 하수인에 불과하다. 사람이란 핵심 가치가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직접 들었던 욕설도 털어놨다. 그는 “야수, 괴물이 나에게 덤벼드는 것 같다”면서 “이분들은 정확한 발성법으로 얘기하는 것 같지 않고 마치 울음을 내듯 한다. 이유를 얘기하라고 해서 하면 ‘얻다 대고 그러냐’면서 징계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박 전 사무장은 이들의 갑질 행위 폭로로만 끝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막장드라마나 단순한 호기심에서 끝날 게 아니다. 갑질은 구조적 문제에서 발현됐다”며 “갑질이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망각 때문이다. 갑들의 만행을 용인하는 것도 갑질이다. 그 부분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의 고정 출연자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조현아 전 부사장 논란 때) 가족력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정말 가족력이더라”라며 “어머니(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무섭더라. 제가 볼 때 땅콩 회항 때도 녹음기록이 있었다면 비슷했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애기들이 울다가 자기 울음에 자기가 자지러지는 게 있다. 자기 분노에 자기가 자지러져서 신 내린 상태에서 흥분하더라”라며 “우리 어렸을 때부터 자라면서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배운다 사회적으로 남의 시선을 통해 자기를 객관화한다. 그런데 어머니부터 그러니까 교육이 안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