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드루킹, 국정원 댓글보다 훨씬 심각한 여론조작” 주장

입력 2018-04-24 11:28 수정 2018-04-24 19:59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공천을 확정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드루킹 사건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보다 훨씬 심각한 여론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국가기관이 국정원 정규 직원과 민간인 외곽 조직을 동원해 사이버 여론전을 펼친 것보다 드루킹 등 사조직의 영향력이 더 컸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는 24일 오전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이 사조직을 동원해서 댓글공작을하고 결국은 여론을 조작했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후보는 ‘드루킹과 국정원 댓글사건을 비슷한 레벨로 보느냐’고 묻자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훨씬 더 그 크고 효율적으로 그렇게 일했던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국정원에서 지금까지 무슨 뉴스 검색을, 저 밑에 있던 것을 1위로 올린다든지 관심 없는 댓글을 가장 관심 많은 댓글로 올린다든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훨씬 더 심각하게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닉슨(미국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없었어도 닉슨이 당선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그런데도 결국 문제가 되고 하야했던 이유는 결과와 상관없이 이것 자체가 심각한 범죄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 자체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측근인 김경수 의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서 (드루킹을) 만나고 서로 홍보를 부탁한 그런 정황들이 증거들이 남아 있고 그리고 또 부인인 김정숙 여사도 드루킹의 경인선 조직을 직접 알고 있었다는 게 동영상으로 나왔다”며 “과연 그 당시 문 후보도 몰랐겠느냐, 그것에 대한 질문은 굉장히 합리적인 상식적인 질문이라고 본다”고 했다.

안 후보가 언급한 동영상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김정숙 여사가 지지자들을 찾아 인사하면서 ‘경인선 가자’고 말한 장면으로 보인다. 이는 김 여사가 다른 지지자 모임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확인됐다.

안 후보는 또 “포털 기사에 댓글을 많이 다는 사람들이 수천 명 정도인데 이들이 대한민국 여론을 좌우한다는 뜻”이라며 “두 번의 대선에서 문제가 됐기 때문에 이제 포털의 댓글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