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만 잘린 ‘길냥이’… 중성화 지원비만 받고 그냥 방사?

입력 2018-04-24 10:53
사진=MBC '뉴스투데이' 방송화면 캡쳐

중성화 표식은 있는데 실제로 중성화가 안 된 고양이들이 발견됐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에 쓰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관련 업체들이 허위로 수술 건수를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 ‘뉴스투데이’는 23일 길고양이 번식을 막기 위해 지자체가 운영 중인 중성화 사업의 허점을 보도했다. 길고양이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는 동물병원과 계약을 맺고 한 마리에 10만원 정도 수술비를 지원한다. 그러나 지원비를 받기 위해 허위로 수술 건수를 늘리고 중성화를 하지 않은 채 방사한 업체들이 포착됐다.

사진=MBC '뉴스투데이' 방송화면 캡쳐

최근 충북 거리를 떠돌다 잡혀온 8마리 암컷 고양이는 자연번식을 하지 못하도록 중성화 수술을 했다는 표식이 귀에 남아 있었다. 이 표식은 보통 중성화 수술을 했다는 의미로 한쪽 귀에 작게 내는 것이다. 그런데 몇몇 고양이는 원래 한쪽 귀에만 있어야 할 표식이 양쪽 귀에 다 있는 것도 모자라 임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투데이는 실제로 수술을 하지 않고 중성화 표식만 낸 뒤 수술비를 타내는 가짜 수술 의혹이 2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고 전했다.

사진=MBC '뉴스투데이' 방송화면 캡쳐

한 동물병원이 지자체에 제출한 중성화 사업 서류들을 살펴보면 중성화 수술을 했다는 증거로 제시한 고양이 1마리 사진이 여러 건의 신청 서류에 반복해 등장하고 수술한 고양이와 수술 뒤 방사한 고양이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

해당 병원은 “고양이 사진을 새로 못 찍은 경우 기존에 있던 사진을 다시 썼을 뿐”이라며 “수술, 포획, 방사라는 각각의 과정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들어가는데,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같다”면서 가짜 수술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진=MBC '뉴스투데이' 방송화면 캡쳐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예산은 전국적으로 연간 40억원 정도다. 올해부터는 국비 예산까지 추가로 지원될 예정이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