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의료사고 맞지만 의도는 선해”…‘VIP 신드롬’ 지적도

입력 2018-04-24 10:50
노환규 37대 대한의사협회장. 뉴시스

“한예슬이 겪은 것은 의료사고가 맞지만, 그 의도는 선한 것으로 보인다”

노환규 37대 대한의사협회장은 배우 한예슬이 겪은 일은 ‘의료사고’가 맞다면서도 다만 의사의 ‘의도는 선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노 전 회장은 이를 “전형적인 ‘VIP 신드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이자 유명 배우인 환자의 흉터를 줄이기 위해 위험부담이 크고 까다로운 시술법을 택해 얻은 결과라는 것이다.

노 전 회장은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한예슬씨 의료사고와 VIP 신드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의사들도 처음에는 ‘어렵지 않은 수술인데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안타깝다’라는 반응이 주였으나 후속 기사가 나오고 상황을 이해했다”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에 따르면 혹을 가장 손쉽게 제거하는 방법은 그 바로 위를 절개하는 것이다. 단점은 흉터가 남는 다는 것이다. 따라서 집도의는 기술적으로 까다롭더라도 혹 아래쪽을 절개해 브래지어 라인에 걸쳐 흉터가 안 보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라고 했다. 상당히 까다로운 수술 탓에 결과적으로 의료 사고를 낳았다는 것이다.

노 원장은 결과가 좋은 경우 환자에게는 ‘환상적으로 좋은 수술방법’이 되지만, 결과가 나쁜 경우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재앙이 되는 것이 ‘VIP 신드롬’이라고 했다.

아울러 “까다로운 수술을 선택하고 결과가 좋으면 의사 혼자 만족하고 기뻐한다”면서 “결과가 좋아도, 환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큰 혜택을 받았는지 대부분 모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예슬이 겪은 것은 의료사고가 맞다. 그래도 그 의도는 선한 것으로 보인다. 한예슬의 경우 의료진이 생각한 최선은 단순한 종양의 제거가 아니라 배우라는 직업을 고려한 ‘가려질 수 있는 흉터’까지였다. 그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취하려다 ‘더 크게 남은 흉터’를 남긴 한예슬과 의료진 모두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