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에버튼이 어린이 팬을 위해 감동적인 서비스를 선사했다. 24일 영국 런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과 뉴캐슬의 경기에서는 우승컵이 없는 경기임에도 작은 트로피가 등장했다.
경기 전 에버튼 선수들이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에 나설 때 주장 필 자기엘카가 트로피 모양의 작은 물체를 들고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이날 필 자기엘카만 에스코트 어린이가 없었다.
필 자기엘카가 들고 입장한 트로피는 원격 카메라가 달린 로봇이었다. 카메라를 통해 자기엘카를 지켜보던 어린이는 희귀 질환으로 호흡보조기와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어린이 잭 맥린덴(14). 잭이 집에서 영상을 통해서나마 에버튼의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잭은 로봇을 통해 경기 전 선수 대기실에서 여러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고 3만9000명 관중이 들어찬 구디슨 파크 한복판에도 서볼 수 있었다.
이 로봇은 노르웨이 업체가 질병 등으로 외출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가상 나들이’를 위해 만든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원격실재) 로봇 ‘AV1’이다.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가 달린 AV1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에버튼은 이날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승리하며 8위로 올라섰다. 에버튼 관계자는 “잭을 위해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가 영원히 간직할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