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 있는 동안에는 이 두 다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합니다. 발목 역시 발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물론, 다리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지지대 역할을 하죠.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다리를 잃게 된다면 얼마나 충격적일까요? 만약 운동을 좋아하거나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선수라면요? 상상하기도 싫은 일입니다.
여기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한 소녀의 다리에서 종양이 발견됐습니다. 어쩌면 절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 소식을 들은 한 의사는 발목을 거꾸로 접합하는 수술을 제안했다는 데요. 무슨 일 일까요?
21일 ‘더 타임즈’는 호주 탬워스에 사는 아멜리아 엘드레드(7)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지난해 8월 골종양을 진단 받은 소녀였는데요. 뼈에 발생한 종양이 전이될 경우 아주 치명적인 병이라고 했죠.
엘드레드 역시 전이를 막기 위해 다리를 절단 해야 했습니다. 아이의 아빠는 “여름휴가를 마친 후 딸아이의 다리가 자꾸 부풀어 올라 엑스레이를 찍었다”며 “그 결과 10센티의 종양이 왼쪽 다리에서 발견됐다. 의사가 휴지를 건네며 진단 결과를 알려준다고 했을 때 이미 안 좋은 소식일 거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의사는 ‘절단’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딸은 ‘발레리나’가 되는 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는 머리를 맞대고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한 의사는 색다른 수술법을 제안했습니다. 우선 엉덩이 아래 허벅지 부분을 절단한 뒤 다시 무릎 아랫부분을 절단합니다. 그 다음 무릎 아랫부분을 거꾸로 돌려 허벅지 부분에 접합하는 겁니다.
즉, 절단된 허벅지 부분에 발가락과 발뒤꿈치 방향을 반대로 돌려 접합하겠다는 거죠. 또 의족을 연결한다면 걷는 데도 무리 없을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발목을 거꾸로 접합하는 것은 튀어나온 발꿈치가 무릎의 역할을 대신 하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이렇게 되면 다리가 안으로 굽을 수 있게 되면서 앉았다 일어서는 등 조금 더 격한 움직임을 소화할 수 있다고 했죠. 심지어 회복 후에는 운동도 할 수 있다고 했고요.
의사는 “수술 과정이 정말 힘들고 괴로울 것이다”라면서도 “수술만 잘 되면 의족을 찼을 때 발목 관절을 사용해 운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소녀는 현재 회복 중이라고 하죠. 의료진들은 “아이의 용기와 의지, 긍정적인 모습에 감탄했다. 불평 한마디 없이 수술을 기다렸고 컨디션도 좋았다”며 아이를 대견해 했는데요. 아울러 엘드레드가 “패럴림픽에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죠.
소녀의 엄마는 “골종양이 발견되기 전 딸아이는 수영, 발레, 탭댄스, 아크로바틱 수업을 들을 만큼 운동을 좋아했다”며 “훗날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싶어 하는 내 딸이 빨리 회복해서 그 꿈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이렇게 심각한 일을 어떻게 이겨냈냐고 물어본다”며 “우리는 딸을 지켜보기만 했을 뿐,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이의 긍정적인 마음과 의지, 그리고 의료진 덕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종양아, 잘가!”
엘드레드가 수술을 마친 후, 접합된 다리를 흔들며 한 작별인사입니다. ‘거꾸로 된 발목’은 소녀가 계속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엘드레드는 오늘도 선물 받은 발목으로 희망의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