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정봉주, 33일 만에 ‘피고소인’으로 경찰 출석

입력 2018-04-24 05:48
뉴시스

자신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언론사와 진실공방을 벌였던 정봉주 전 의원이 24일 오전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 지난달 22일 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지 33일 만에 신분이 바뀐 채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정 전 의원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정 전 의원을 지난 17일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정 전 의원이 한 차례 연기를 요청해 일정을 미뤘다.

경찰은 이날 정 전 의원을 상대로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프레시안 기사를 오보라고 주장한 경위와 의혹을 허위로 믿게 된 계기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레시안은 지난달 7일 정 전 의원이 2011년 11월 23일 기자 지망생 A씨를 서울 영등포구 렉싱턴 호텔(현 켄싱턴 호텔)로 불러 성추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며 당일 성추행 장소가 있었다고 알려진 장소에 간 적도 없다고 주장하며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기자와 프레시안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에 프레시안도 정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정 전 의원은 “사건 당일 렉싱턴 호텔에 간 적이 없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성추행 시점으로 지목된 날 오후 6시43분 렉싱턴 호텔 카페에서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고소를 취소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은 다만 여전히 당일 성추행한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역시 언급하지 않았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