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예비 며느리’인 배우 한채아와 차남 차세찌에게 쏠리는 대중의 관심에 걱정을 드러냈다. 차 전 감독은 한채아에게 “아무 대가도 이유도 없이 사랑해주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고마워해야 한다”는 조언을 자주 한다고 밝혔다.
차 전 감독은 ‘우리 집 막내가 결혼을 합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23일 다음 스포츠에 게재했다. 그는 “작년 이맘때쯤 두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세찌가 여자친구가 있는데 연예인이라고. 엄마, 아빠에게 정식으로 소개하고 싶어 한다고”라며 글을 시작했다. 차 전 감독이 언급한 ‘두리’는 장남이자 전 축구 국가대표였던 차두리 선수다.
차 전 감독은 처음 만난 한채아의 모습을 ‘멋을 잔뜩 부린 배우’가 아닌 ‘운동복 차림’으로 기억했다. 처음이라 그럴만한 사정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도 운동복을 입고 나타났다고 한다. 아들의 여자친구로 ‘예쁜 멋쟁이’를 기대했다는 차 전 감독은 “이제 포기했다”면서 “(한채아가) 가끔 화장하고 오면 도리어 어색하다”고 전했다.
차 전 감독은 한채아를 본명인 김서현으로 부른다. 차 전 감독과 그의 아내는 “사람들이 너를 알아보냐”고 물을 정도로 한채아라는 배우를 잘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함께 축구장에도 가고, 영화도 보러 가고, 강아지를 분양받으러도 갔는데 사람들이 서현이를 선뜻 알아보지 못했다. 아마도 내가 먼저 눈에 띄니까 그런 것 같다. 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차세찌가 활동하는 조기축구회에서는 사정이 다르다고 했다. 차 전 감독은 회원들이 처음에는 자신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두리를 찾더니 이제는 한채아를 궁금해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서현이는 우리 가족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관심을 받고 사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내나 나는 걱정이 많다. 시간이 날 때마다 ‘관심을 받는 만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이른다”고 했다.
이어 “누구보다 잘 살 거라고 믿었던 두리가 저렇게 되고 나니 솔직히 두렵기도 하지만 서현이에게는 성실한 노동자로 한평생을 땀 흘리며 살아오신 부모님이 계신다. 존경스럽고 참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차두리는 부인 신모씨와 결혼 5년 만에 파경을 맞고 이혼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차 전 감독은 “이제 아이들의 결혼 날이 성큼성큼 다가온다”면서 “서현이도 우리 아들 세찌도 자신들이 흘린 땀의 대가만을 바라며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주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차 전 감독의 글이 공개된 후 한채아는 인스타그램에 “한참을 웃다가… 또 오랫동안 먹먹한 감동을 준 아버님의 글…”이라며 소감을 남겼다.
5~6년간 친구로 지내 온 한채아와 차세찌는 약 1년의 열애 끝에 다음 달 백년가약을 맺는다. 한채아는 지난 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신 6주 차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