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전복된 차량에 일가족 3명…뒤따른 운전자들 극적 구조

입력 2018-04-23 15:47 수정 2018-04-23 15:50
23일 오전 9시25분쯤 담양군 담양읍 봉산면 광주·대구 고속도로 고서 JC 인근 6.8㎞ 지점 광주 방면 편도 3차선 도로에서 정모(33·여)씨의 그랜저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 우측 가드레일을 부딪힌 뒤 전복됐다. 2018.04.23. 사진=뉴시스(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5지구대 제공)

고속도로에서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지만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들이 신속한 대응에 나서 큰 피해를 막았다.

23일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5지구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5분쯤 담양군 담양읍 봉산면 광주·대구 고속도로 고서 JC 인근 6.8㎞ 지점 광주 방면 편도 3차선 도로에서 정모(33·여)씨의 그랜저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 우측 가드레일을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됐다.

사고가 난 차량 안에는 운전자 정씨와 정씨의 자녀인 4∼5세 연령의 남매가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인근에서 차량이 전복돼 뒤따르는 차량에 의한 2차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은 고속도로 순찰대는 사고 현장에서 10여분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다행히 운전자와 아이들은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들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2차 교통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뒤따르던 1t 화물탑차와 SUV승용차가 사고를 목격하고 갓길에 차를 세웠다. 이어 남성 운전자 2명이 사고 후속조치에 나섰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들은 전복 차량에서 탑승자들을 구해 안전지대로 옮겼다. 화물탑차 운전자는 사고 지점 후방 50m 지점에서 뒤따르는 차량에 수신호로 사고 사실을 알리며, 2차선 우회통행을 유도했다.

또 사고 당시 비가 내리는 상황 속에서 구조한 정씨와 정씨의 자녀들에게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덮어주는 등 보온조치에도 신경을 썼다.

이들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사고 현장 수습을 도왔다.

구급차량이 도착해 운전자 정씨 등 탑승자 3명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사이 이들은 홀연히 차량을 몰고 사라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황이 없어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우산도 쓰지 않고 적극적으로 구조활동과 후속조치를 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성숙한 시민의식 덕에 소중한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 차량 정보를 토대로 신원을 파악해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으로 옮겨진 운전자 정씨는 가벼운 타박상을 입어 치료 중이고 정씨의 두 자녀도 큰 외상 없이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