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전경련, 세월호 조롱한 ‘폭식 집회’ 단체 후원… 삼성 뜻” (영상)

입력 2018-04-23 13:51
MBC '스트레이트' 캡처

MBC ‘스트레이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하는 유가족 앞에서 폭식 행사를 진행했던 극우 성향 커뮤니티와 보수단체에 삼성이 돈을 지원했다고 22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삼성은 조롱 집회를 기획했던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에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통해 우회적으로 수천만원을 입금했다.





장 대표는 2014년 9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을 초청해 광화문에서 ‘치맥 파티’를 열었다.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포함한 세월호 유가족이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때였다. 당시 장 대표가 이끄는 보수단체와 일베 회원들은 유가족 앞에서 치킨과 피자 등을 먹으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거세게 반대했다.

장 대표는 2013년 10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전국공무원 노조’ ‘권은희 전 수사과장’ ‘세월호 유가족’ 등을 고발했다. 이와 관련된 크고 작은 집회도 수차례 열었다. 그때마다 전경련은 장 대표에게 1500만원, 1000만원 등 거액을 보냈다. 명목은 경제 자유화 확산 운동 지원이었다. 폭식 행사로 보수단체들이 큰 비난을 받고 난 뒤에도 6000만원이 송금됐다. 고정패널로 출연한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전경련은 삼성의 허락 없이 돈을 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전경련의 후원은 삼성의 뜻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의 전신은 삼성이 설립을 주도했던 ‘경제재건촉진회’다. 삼성은 전경련과 맺은 56년간의 인연에 지난해 초 종지부를 찍었다.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이 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전경련 소속 주요 기업들이 자금을 지원한 것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를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에서 탈퇴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삼성은 퇴직 경찰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경우회)’에도 전경련을 통해 2013년 8월에 5000만원, 2014년 6월에 1억50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회 발전기금을 위해 지원됐으며 이는 집회비와 운영비로 쓰였다. 경우회는 세월호 참사 한 달 만인 2014년 5월에 추모 행사에 대응하는 대규모 맞불 집회를 두 차례 열고, “위로와 치유보다 갈등과 증오를 조장한다”는 내용의 신문 광고까지 냈다. 여기에 1억원이 넘게 든 것으로 전해졌다.

경우회 재정처장이었던 최모씨는 “기억 감퇴 때문에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기억 못 한다”고 MBC에 밝혔다. 삼성 측도 보수단체 지원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답을 피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