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지노빌리의 코너 3점슛, 미소 지은 스티브 커 감독

입력 2018-04-23 11:18 수정 2018-04-23 12:33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마누 지노빌리(왼쪽)가 23일(한국시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경기에서 돌파하고 있다. AP뉴시스

“나는 먼지처럼 늙었는데, 그는 아직도 뛰고 있네요.”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23일(한국시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90대 103으로 패배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말했다. 커 감독이 말한 선수는 샌안토니오의 마누 지노빌리였다. 커 감독은 샌안토니오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02-2003시즌 지노빌리와 함께 NBA 우승을 합작했었다.

1977년 7월생인 지노빌리는 한국 나이로는 42세다. 빈스 카터(새크라멘토 킹스, 1977년 1월생)에 이어 2번째로 NBA에서 나이가 많은 현역이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최고령이다. 이런 지노빌리는 이날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 4쿼터에 16득점 가운데 10득점을 집중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우린 모두 흥분한 상태였어요. 마지막 쿼터에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잇따라 3점슛을 성공시켰던 지노빌리는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지노빌리가 4쿼터에 골든스테이트의 벤치 앞 코너에서 3점슛을 성공시킬 때, 커 감독은 웃음을 짓고 말았다고 한다. “게임을 끝내는 3점슛, 그게 바로 마누 지노빌리입니다.” 시리즈 전적 0대 3의 벼랑 끝에 몰렸던 샌안토니오는 지노빌리의 투혼과 더불어 플레이오프 2라운드를 향한 작은 희망을 이어갔다. 지노빌리는 “그저 몇 시간 즐거울 뿐일 테고, 5차전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노빌리는 여전히 독특한 유로스텝을 활용한 돌파로 식스맨으로서 좋은 기량을 선보인다. 지난달 오클라호마씨티 썬더와의 경기에서는 1389번째 스틸을 성공하며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많은 스틸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날 활약에도 불구하고 지노빌리가 내년 시즌에도 현역으로 활약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는 시선이 크다. 다만 커 감독은 “지노빌리는 2년은 더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