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최초 부산지역 촬영을 기념해 설치된 영화 ‘블랙팬서’ 조형물이 잇따라 파손됐다.
23일 부산 수영구와 부산영상위원회,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 5시쯤 광안리해수욕장 산책로에 설치돼 있던 블랙팬서 조형물이 받침대에서 떨어져 뒤로 넘어져 파손된 채 발견됐다.
수영구는 21일 오전 9시쯤 이 같은 사실을 영상위에 알렸고, 영상위는 이날 부서진 조형물을 철거했다.
영상위 관계자는 “부서진 조형물의 상태를 살펴볼 때 누군가가 술에 취해 조형물을 밀어 넘어트린 것 같다”며 “올라가지 말라는 문구를 조형물 곳곳에 붙였는데 부서져 씁쓸하다”고 말했다.
블랙팬서 조형물은 영화 제작사인 월트 디즈니사가 부산 촬영을 기념해 올 2월 초 중구 광복로와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해운대구 센텀시티 한 극장 내부에 1점씩 총 3점을 제공한 것이다. 이번 사고로 업체 측이 제공한 3점의 조형물 중 2점이 외부 충격에 의해 파손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CCTV를 확보해 파손 경위를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광복로에 설치된 블랙팬서 조형물을 울산의 한 대기업 직원 A씨(32) 가 발로 밀어뜨려 파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2차 자리로 옮기던 중 블랙팬서 조형물이 있는 것을 보고 홧김에 걷어찼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인근 CCTV에서 A씨가 입고 있던 바바리코트 무늬를 포착하고 추적해 결국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