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죄송” 김기식 심경고백, “아들 그렇게 되고…”

입력 2018-04-22 16:54 수정 2018-04-22 16:55
김기식 전 금감원장. 국민일보 DB

‘외유성 출장’ 등으로 논란을 빚어 16일 사의를 표명하고 칩거 중인 김기식(52) 전 금융감독원장이 “국민께 죄송하다”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2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기식 전 원장은 “무척 힘들다”면서 여러번 인터뷰를 고사했다. 지금 그가 무슨 말을 한들 사람들이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금융 개혁을 이끌 수장으로 꼽혔던 만큼, 이번 사태로 실망감을 느꼈을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출장을 떠났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국민의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사실 2012년과 2013년 국회의원 임기 첫 두 해에는 한 번도 외국에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아들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계속 그랬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의 외동아들 김모군은 2013년 4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고, 사퇴를 고민했다.

이 소식을 들은 동료들은 그를 간곡히 만류했다. 힘든 일을 겪은 그에게 동료들은 “외국에 나가 바람이나 쐬고 와라”고 말했고 그 역시 다시 힘을 내보고자 2014년 1월 의원외교 차 해외로 출장을 떠났다고 했다. 김 전 원장은 “그때부터 자기 경계심이 느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퇴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더미래연구소’에 5000만원을 후원금으로 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더미래연구소는 김기식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진보 개혁적인 의원들의 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정책 개발을 위해서 만든 연구소”라면서 “참여 의원들이 자기 돈을 1000만원씩 내서 만든 자발적인 싱크탱크”라고 전했다.

이어 “운영자금이 부족해 내부 회의를 통해 1000만원 이상씩 추가 출자를 하기로 결의한 데 따라서 5000만원을 냈다”고 해명했다. 또 “1000만~2000만원씩 더 낸 의원들도 있다”면서 “그게 어떻게 통상의 범위를 벗어난 후원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난 30년간의 내 삶이 이렇게 매도되는 것이 솔직히 마음 아프고, 치욕적이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빌미를 내가 준 것이니 운명이라고 본다”고 털어놨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