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두 팔과 휠체어를 이용해 등반한 남성이 있다. 그는 하반신 마비 장애자 최초로 지구 최정상을 정복했다.
스콧 도런(28)은 17세에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남은 인생을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다. 그러자 그의 친구 맷 레이콕이 함께 에베레스트를 등반하자는 제안을 했다.
처음에 그 제안을 받은 도런은 에베레스트 등반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후 도런은 레이콕과 함께 8개월간 훈련에 나섰다. 레이콕이 스콧의 다리를 잡아주면 손으로만 걸어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혹독한 훈련을 거친 후 지난달 25일, 마침내 그들은 해발 5500m의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등반 도중 휠체어를 사용할 수 있는 구간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그렇지 않은 구간에서는 오직 손으로만 에베레스트를 오른 것이다.
도런은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순간에 대해 “양손으로 몸을 겨우 움직여 올려다보니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보였다. 많은 사람이 환호해주고 박수를 보내 정말로 부끄러웠다”며 “생각보다 몇 배는 더 험난했던 여정이었지만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10일간 손을 사용해 산을 오르면서 5개의 장갑이 너덜너덜해지고 7일째에는 휠체어의 앞바퀴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땐 망연자실하고 바위 위에 앉아 ‘포기할까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을까’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던 와중에 우리를 본 많은 사람이 함께 멈춰 서서 우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들의 감정이 나에게 전달돼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보다 더 힘든 일들을 이겨낸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고 고백했다.
무사히 등반에 성공한 도런은 25일에 베이스캠프부터 카트만두 공항으로 후송되어 입원을 했다. X레이 검사 결과 꼬리뼈 골절을 진단받았지만 다행히 완치할 수 있다는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도런은 이번 도전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하며 2020년에는 도쿄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 호주 대표로 참가하기 위해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당신이 무엇인가를 간절히 이루고자 한다면 먼저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테두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오직 한 발짝만 떼면 된다. 당신이 규정하는 한계는 당신의 상상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