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중단에 정치권 ‘온도차’…“매우 환영” VS “위장쇼”

입력 2018-04-22 06:30
뉴시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 선언에 정치권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완전한 ‘핵폐기’를 촉구하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북한의 이번 선언은 일주일 남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민족이 평화롭고 공동 번영하는 열망이 담긴 합의를 이뤄가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를 위한 선언과 실천적 행동을 동시에 밝힌 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루는데 양 정상이 미리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반도의 휴전상태에 대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이루는데 우리 정부와 국민들 역시 큰 호응과 신뢰를 보내줄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기반한 신뢰를 쌓았다”고 반겼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도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핵실험장 폐쇄와 ICBM 발사 중지를 결정한 것은 핵폐기로 가는 과정에서 첫 사전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핵폐기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의제인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몇 단계는 더 상승했다”며 “매우 전향적이고 담대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보수야당은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북한은 이미 6차례 핵개발 시험으로 사실상 핵을 보유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이전까지는 진전된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수많은 살라미 전술로 핵 폐기쇼를 하고도 후일에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사례가 무수히 많다”며 “김정은의 이번 핵폐기 선언도 살라미 전술에 의한 위장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논평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핵이나 미사일, 즉 무력의 완성을 달성했다는 측면에서 더 이상 실험도 개발도 필요 없다는 북한 지도부의 인식은 여전히 한반도에서의 완벽한 비핵화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사실상의 핵무기 완성을 선언해 국제사회에서 핵무기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고자 한 것은 아닌지 경계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결정서에는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과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