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식사와 간식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SBS ‘8뉴스’는 지난 1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공립 어린이집 쥐꼬리 배식’ 뉴스를 보도했다. 해당 어린이집에서 일했던 전직 교사 A씨에 따르면 한 반에 배정된 아이 10명의 간식이 고작 우유 세 컵과 잘게 조각낸 배였다. 반찬통 밑바닥이 보일 정도의 적은 양의 반찬도 아이 10명과 교사 2명에게 배식됐다.
A씨는 20일 오후 방송된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도 출연해 관련 내용을 폭로했다. A씨는 “총인원이 70명 정도 되는데, 검조서를 확인해보니 배 4개가 입고됐더라”며 “우유도 900㎖가 들어오면 총 다섯 반이니 한 반에 한 팩씩 돌아가야 하는데 종이컵 양으로 나눠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장 간식량은 과일의 경우 어른들이 생각하는 두 조각 정도지 깍두기 크기의 두 조각이 아니다”며 “우유는 원래 1인당 100㎖씩 마셔야 하는데 여러명이 나눠 먹으니 30㎖ 정도 밖에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운영위원회 구성이 바뀌면서 원장이 조금씩 양을 줄였다”며 “조리사와 (원장 간에) 계속 다툼이 있었는데 새로운 조리사가 올 때마다 계속 양을 줄였다”고 주장했다. 또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어린이집 원장”이라며 “고기 같은 경우 아이들이 70명일 때 넉넉히 교사까지 먹으면 3㎏ 이상을 사야 하는 데 1㎏도 안 되게 산다”고 말했다.
이어 “원장이 만약 정량을 사더라도 우리에게 다 돌아가지 않으면 원장이 개별로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먹는 음식은 유기농이고 가장 좋은 식자재가 들어오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우리가 확인하지 않으면 원장 개인이 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할 구청은 지난달부터 해당 어린이집 식자재 점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A씨는 “구청이 계속 원장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불시로 나오지도 않고 항상 감사 나오기 전에 미리 연락을 하고 온다. 원장은 항상 준비할 수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 아이들의 나이에 맞게 정상적으로 배식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