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뺨 때리고…” 갑질 논란 임상훈 셀레브 대표 “어쩌다 괴물이 됐을까” 사과

입력 2018-04-20 20:49 수정 2018-04-20 20:59
임상훈 대표 페이스북


직원의 뺨을 때리고 여직원을 유흥업소로 데려가 강제동석시키는 등 ‘갑질’ 논란을 일으킨 임상훈 셀레브 대표가 ‘모든 죄를 인정한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임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성을 지르고 온갖 가시 돋친 말들을 내뱉으며 직원들을 괴롭혀 왔다”며 “회식을 강요했던 것도 사실이고 욕설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 것도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제가 어쩌다 이런 괴물이 됐을까, 제 삶을 돌아보게 됐다”면서 “이번 기회를 빌어 고개 숙여 사과하고, 회사의 잘못이 아닌 제 개인의 잘못인 만큼 여러분들의 질타를 받겠다”고 밝혔다.

셀레브에서 근무했던 여직원 A씨 지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임상훈 대표의 갑질을 폭로했다. A씨는 “하루 14시간을 근무했고, 임 대표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매일같이 고성을 질렀다. 회식날은 대표 빼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시간이었다”며 “어떤 날은 직원의 입술을 터트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단체로 룸살롱에 몰려가 여직원도 여자를 초이스해 옆에 앉아야 했다”고 밝혔다.

셀레브는 2016년 매거진 편집장 출신인 임상훈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올 들어 구독자 110만명을 보유한 국내 주요 콘텐츠 플랫폼으로 발돋움했다.

다음은 임상훈 대표의 사과문 전문.

임상훈입니다.
회사를 떠난 직원이 저에 관해 쓴 글을 보았습니다.
글에 적힌 저는 괴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핑계를 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간 저의 모습을 돌아보니 모두 맞는 말이었습니다.
고성을 지르고 온갖 가시 돋친 말들을 내뱉으며 직원들을 괴롭혀 왔습니다.
회식을 강요하고, 욕설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어찌하다 이런 괴물이 되었을까 제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지위라는 것도 갖게 되다 보니 독선적인 사람,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빌어 그동안 저의 부족함으로 고통받고 회사를 떠난 직원들, 그리고 현재 직원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회사의 문제도 아니고, 시스템이 없어서나, 잘못된 문화 때문도 아닙니다. 이번 일은 100% 저 개인의 부덕함과 잘못에서 출발한 일입니다.
제가 바뀌어야만 해결이 될 일이고, 저만 바뀌면 될 일이니 회사나 회사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그 어떤 피해도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빌어 얼마 전 SNS에 글을 올린 퇴사 직원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직접 만나 사과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나 아직은 때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고 해도 지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겠죠.
지난 상처를 씻을 수도 없을 겁니다.
제가 건강한 한 인간으로서 바로 서고 직원들에게 올바른 대표의 모습을 보여줄 때,
그렇게 해서 ‘신뢰’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있을 때
덕분에 ‘제가 사람 되었다’고
감사의 말과 함께 진심어린 사과를 전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켜봐주시고, 부족함이 있다면 질타해주십시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던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임상훈 드림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