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톡]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모델의 공통점

입력 2018-04-22 00:05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소셜미디어는 인스타그램이 아닐까 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가 많고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미치는 이들을 ‘인플루언서’라고 부릅니다.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과거로 치면 파워 블로거에 해당하는 말일 겁니다.

패션·뷰티 브랜드들은 요즘 이런 인플루언서를 살뜰히 챙깁니다. 이들의 영향력은 방송이나 신문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이죠. 최근 방송에 나온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씨도 이런 인플루언서에 속합니다. 파리 행사 초청을 미루고 출연했다고 했는데, 그 행사 역시 이사배씨를 인플루언서 자격으로 초대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인플루언서가 사람이 아닌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동물을 얘기하는 것이냐고요. 아닙니다. 사람 형상을 하고 있지만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의 인물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한낱 ‘이미지’가 인플루언서가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로 가장 유명한 가상 인물은 슈두(Shudu)입니다. 작고 동그란 얼굴의 흑인 여성입니다. 슈두의 인스타그램은 10만명이 넘는 이가 구독하고 있습니다. 길쭉한 팔다리에 군살 하나 없습니다. 슈두는 세계 최초의 디지털 슈퍼모델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어떤 여성 모델은 인스타그램 속 슈두에게 반해 그녀에게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다고 합니다. 슈두를 만들어낸 사진작가가 모델에게 이실직고를 해 슈두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다는군요. BBC는 최근 이런 사연을 공개하면서 슈두가 진짜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 모델은 BBC에 “화보 속 인물을 더 완벽하게 보이기 위해서 컴퓨터 보정을 하곤 하는데, 어찌보면 비슷한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릴 미퀼라(Lil miquela)는 가상 유명인으로 더 많은 팬을 거느렸습니다. 20일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100만명이 넘습니다. 얼굴과 볼에 주근깨가 내려앉은 10~20대 초반의 소녀의 모습입니다. BBC는 최근 릴 미퀼라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릴 미퀼라는 ‘가상의 힘’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가상이 우리의 현실을 바꿀 수 있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자신도 가상의 공간인 인스타그램에서 열심히 활동한다고 얘기합니다. 릴 미퀄라는 트럼프 정책 등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릴 미퀄라의 홍보 담당자의 생각이 담긴 이 말은 꽤 철학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요즘 많은 이들이 영향을 받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속 콘텐츠도 현실이라기 보다는 꾸며진, 가상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죠.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