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청와대~北 국무위 잇는 ‘핫라인’… ‘MK 라인’ 돼야

입력 2018-04-20 15:55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20일 개통되는 핫라인과 관련해 ‘MK 라인’이란 용어가 등장했다. 민주평화당은 핫라인 개설 환영 의사를 밝히며 “이 전화선은 ‘MK 라인’이 돼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M은 문재인 대통령, K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니셜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대리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통화하며 여러 현안을 놓고 대화하는 라인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최경환 민평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 정상 간의 신뢰“라며 ”MK 라인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에 신뢰의 선(線)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 간 현안을 가지고 통화하는 직통 전화선이 돼야 한다.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하는 MK 라인이 될 때 그 효용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처음 구축됐다. 2000년 6월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말미에 핫라인 설치를 제안했고 북한이 이에 동의하면서 설치됐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 직통전화를 두고 두 정상이 직접 목소리를 주고받는 형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나마도 이명박정부 들어 천안함 사태 등을 거치며 정상 간 핫라인은 완전히 단절됐다.

최 대변인은 "휴전선 일대는 남북 간에 항상 예기치 않은 군사적 충돌과 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크고 국지적 충돌이 한반도 정세를 경색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남북 군사적 대치 현실은 교류와 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우발적 충돌을 낳을 수 있다"면서 "냉전시기 미국 백악관과 소련 크렘린궁 사이의 핫라인이 중동전쟁 등에서 그 효용을 발휘했듯이 이번 핫라인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화선의 한 끝은 청와대, 다른 끝은 북한 국무위원회에 놓인다. 이날 양측은 실무자 간에 시범통화를 할 예정이다. 두 정상의 직접 통화 시점도 조만간 결정된다. 이르면 이번 주말이 될 수도 있다.


대북 특사단이 방북해 합의한 핫라인 설치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한다”는 약속이 첨부돼 있다. 남북 정상회담은 4월 27일 열리며 두 정상은 그 전에 먼저 핫라인을 통해 인사를 나누게 돼 있다. 남과 북은 현재 실무회담 등을 통해 세밀한 정사회담 일정을 합의해 나가는 중이다. 정상 간 첫 통화 시점도 곧 결정될 전망이다.

20일 시범통화는 음성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을 기술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시범통화에서 별 문제가 없을 경우 첫 통화는 언제든 가능해진다. 정상회담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터여서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첫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두 정상은 첫 통화에서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으며 핫라인 설치 및 정상회담의 의의를 공유하고 회담 성공을 위한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