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드루킹’과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에 대해 자신이 직접 경험한 상황을 전하며 생각을 밝혔다. 그는 19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묘한 종교적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경공모는 최근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김모(필명 드루킹)씨가 이끄는 모임으로, 과거 유 작가가 한 행사에서 드루킹과 찍힌 사진이 언론에 보도됐다. 유 작가는 “보도가 나가면서 전화가 엄청 왔다”며 “사진은 여러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 소풍 때 찍은 것이다. 내가 있고 내 옆에 녹색당 누가 있고 그 옆에 (드루킹이) 있었다고 햔다. 난 사실인지 아닌지 모른다. 언론에서도 (사진 속 인물이) 드루킹이라고 써놔서 나도 드루킹이라고 아는거지 드루킹이란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경공모 사람들이 돈이 많다. 내가 어떻게 아느냐면 2014년에 강연을 한 번 갔다. 나보다 먼저 간 사람이 노회찬 의원이다. 노회찬 의원이랑 당시 팟캐스트를 같이 하고 있었는데 이 단체(경공모) 초대를 받고 강연을 한 번 했다. 노 의원이 부탁해서 나도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으로 강연을 했다”고 회상했다.
유 작가는 “그 사람들 직업이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등 사회적으로 잘 버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런데 이 사람들 관심사가 되게 특이하다고 느꼈다. 주식과 자산운용, 다른 한편으로는 명리학 사주 점성술이 주 관심사인 모임이다. 내 생년월일도 달라고 해서 줬는데 결과는 안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또 “이 모임의 배경을 보면 드루킹이 예언서를 가지고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그 예언서대로 큰 세계적 사건들이 일어나면 자산운용에 도움이 될 거다. 이 사람(드루킹)은 나서지도 않았고 강연 가서 이 사람을 보지도 못했다. 내가 초대 받았을 때 날 초대한 모임의 대표라는 분을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더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드루킹의 예언서에 따르면) 일본이 침몰하고 중국에서 내전이 일어난다고 한다. 일본이 침몰할 때 생길 사태를 대비해 오사카 총영사를 자기들이 보내서 중국에서 내전이 벌어질 때 간도를 수복하고… 뭐 그런 내용”이라며 “이 사람들이 그냥 이권을 위해 인사청탁을 한 게 아니라 드루킹이 주장하는 동북아 시나리오, 예언서를 토대로 야심을 가지고 오사카 총영사로 이 사람을 추천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유시민의 말을 들은 MC 김구라는 “이 분이 허경영씨 느낌이 살짝 든다”고 말했고 유 작가는 “이 사람이 주식투자 등으로 (경공모) 회원들한테 돈을 많이 벌게 해줬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유 작가는 “취재해보니 김경수 의원한테 자꾸 와서 시켜달라고 하니까 이력서만 봐서는 괜찮아 보여서 민정수석실 쪽으로 넘겼고, 민정에서 면담해 이야기 들어보니 이런 내용(일본 침몰 등)이었다고 하더라”라면서 “너무 놀라서 아웃 시키고 그 다음부터 청탁을 안 받으니까 협박하고 관계가 끊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작가는 드루킹 사건에 대해 “돈을 주면 불법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돈을 주고 의뢰한 것도 아니고 자발적인 모임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지지자들이 조직적으로 모여서 댓글을 다는 건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이 기획한 일이라면, 자기들이 수사 의뢰를 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