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경남도청이 아니라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을 MB 정권 실세였던 이상득 전 의원에 빗대면서 이런 말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으로 이명박정부에서 ‘만사형통(모든 일은 형 이상득을 통하면 된다)’이란 말까지 낳았던 이상득 전 의원이 결국 MB 재임 중 감옥에 갔던 일을 상기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경수 의원도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홍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경수 의원이 자기가 갈 곳은 경남도청이 아니라 감옥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을 때는 이미 늦었을 것”이라며 "젊고 촉망 받는 정치인이 권력의 허세를 믿고 우왕좌왕 나대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1년 10월의 일화를 꺼냈다.
"당시 MB 정권의 최고 실세가 당사 대표실로 (나를) 찾아와 이듬해 국회의원 선거에 다시 출마해서 국회의장을 하겠다고 했을 때 나는 이제 그만 정계은퇴하고 미국으로 가서 5년 동안 돌아오지 말고 여생을 편하게 지내라고 충고한 일이 있다.”
실명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득 전 의원을 지칭한 것이었다. 홍 대표는 “MB 재임 중 감옥에 갈 수도 있고 그러면 MB는 식물대통령이 된다면서 거듭 정계은퇴를 종용했으나 그는 내 말을 무시하고 전횡을 계속하다 결국 MB 재임 중 감옥에 가고 MB는 집권 말기에 식물대통령이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감옥에 찾아간 보좌관에게 비로소 홍 대표 말을 들을 걸 잘못 판단했다고 후회했다고 한다. 드루킹 사건의 김경수 의원을 보면서 다시금 그 말을 떠올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마치 자신은 치외법권 지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큰 권력의 외피는 그야말로 모래성임을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역대 정권의 몰락 과정을 보면 문재인 정권의 몰락 과정은 참 빨리 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홍 대표는 다른 글도 올렸다. "김경수 의원은 대선 당시 수행단장이었기 때문에 만약 그가 혐의가 있다면 문 후보가 댓글 조작을 알았느냐 몰랐느냐를 사법적으로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며 "경찰이 드루킹 사건을 은폐 조작하고 있고 댓글 전문 윤석렬 검찰이 이 사건 수사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특검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 대통령이 떳떳하다면 최순실 특검을 우리가 받아 들였듯이 문 대통령이 야당의 특검 주장에 직접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