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울다 웃은 서지현 검사

입력 2018-04-20 06:57 수정 2018-04-20 07:30
사진=방송화면 캡처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통의 시간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김어준의 돌직구 질문에 발끈했던 서 검사는 농담에 환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19일 방송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독한 대담’ 코너에는 서 검사가 출연해 성추행 문제 폭로 후 검찰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실을 낱낱이 밝혔다. 서 검사는 이날 방송에서 “이 자리에 선 것은 강자들이 약자들의 입을 틀어막는 시대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면서 “검사 생활 15년 중 이 일로 8년을 고통 받았다”고 말했다.



“절반 정도 되는 시간을 고통 속에서 살았다. 법무부나 검찰에서 이 일이 있고나서 내 업무 실적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음해를 한다고 들었다”고 한 서 검사는 “동료, 선후배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검사 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동료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것까지 꾸짖고 음해하는 검찰이 야속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8년 간 왜 침묵했냐는 질문에 대해 서 검사는 “검사장에게 얘기하자 사과를 받아주겠다고 했고 그 말을 믿었다”며 “그러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고 조직 내 문제를 제기하고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정식 해결하고자 했는데 묵살 당했다”고 답했다.

사회적 고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서 검사는 “더 이상 다른 선택 방법이 없었다”며 “가해자인 안태근 전 검사가 큰 권력자였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그 사실을 알고만 있더라도 불이익 당할까 두려워했다”고 전한 그는 “잊어보려 노력했는데 시스템 상으로 괴롭힘을 당하면서 잊을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서 검사는 통영지청을 인사가 났을 때 사표를 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통영지청으로 발령 났을) 당시 여주지청장을 찾아가 ‘나가라는 의미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조직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겠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고 회상한 서 검사는 “지청장이 검찰 과장에게 알아보니 나가라는 뜻이 아니라 잘 달래서 통영으로 보내라고 하더라고 해서 일단 사표를 가지고 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다음날 어떤 분께서 내 사표를 빨리 수리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들었다”고 한 서 검사는 나흘 동안 여주지청에서 의정부지검, 전주지검, 통영지청까지 네 곳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어준은 “혹시 실력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서 검사는 “전국 특수부에 여검사가 없던 시절에 서울 북부지검 특수부에서 최초로 여검사로 근무했고 법무부 장관상을 2번 수상했고 우수사례로 선정된 것도 10여 차례 있다”며 “1년에 6회가 선정된 적도 있는데 유례없는 사례라고 했다”고 말했다.

“설사 실력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정도 인사는 이례적인 인사”라고 답한 서 검사는 “실력이 없다고 해서 발끈한 것 아니냐”는 김어준의 농담에 환하게 웃었다.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엔 ‘서지현 검사’가 오르내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서지현 검사를 응원한다는 반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