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김경수, 드루킹에 직접 URL줬다” 번복…이후 의아한 해명

입력 2018-04-20 01:44 수정 2018-04-20 01:49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드루킹’ 사건 관련 결과적으로 거짓말 한 셈이 되면서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19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씨에게 기사 링크를 보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근 경찰 수사 브리핑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6일 기자간담회 당시 ‘드루킹’ 김씨가 김 의원에게 대부분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거의 읽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이 매우 드물게 ‘고맙다'는 의례적 인사 메시지를 보낸 적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19일 수사 결과를 번복했다. 경찰은 “2016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에게 14개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그 중 10건이 기사 주소였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앞서 경찰이 브리핑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정 기사 링크를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행위로 나아간 것은 공모 또는 지시·보고 여부나 의견 교환 등을 확인할 주요 수사 단서이기도 하다.

간담회 시점이 압수한 휴대전화 분석 초기 단계였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김 의원을 감싸주는 셈이 된 것이라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청장은 관련 내용을 보고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이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를 설명하는 공식석상에서 최종 책임자가 사건의 핵심 내용을 몰랐다는 것 자체가 경찰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 의원이 김씨에게 기사 주소를 보냈던 것은 수사 보안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어떤 기사를 보냈는지 20일 오전에 공개하겠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이 ‘드루킹' 김씨와 소통 과정에서 어느 정도 능동적 모습을 보인 정황이 드러난 만큼 향후 수사에서 김 의원 소환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