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굴을 가진 남자’…세계최초 두 번의 얼굴이식 수술 성공

입력 2018-04-20 09:00
사진=AP/뉴시스

세계 최초로 두 번의 얼굴 이식을 받은 사람이 나왔다. 프랑스 파리의 한 남성이 두 번의 얼굴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세 얼굴을 가진 남자’가 됐다.

CNN은 파리에 사는 제롬 하몽(43)이 두 번의 안면 이식 수술을 받은 세계 첫 남성이 됐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몽에게 두 번째 얼굴을 기증한 사람은 22살이었다.

하몽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특징적인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섬유종증을 치료하기 위해 2010년 1월에 첫 안면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하몽의 몸에서 거부반응이 나타났다.

이식 거부 반응은 환자의 면역계가 이식된 장기나 조직으로부터 공격받을 때 발생한다. 만성적인 거부 반응은 수년 동안 일어날 수 있고 신체의 지속적인 거부 반응은 이식된 장기나 조직에 천천히 손상을 줄 수 있다.

사진=CNN 캡쳐

하몽이 첫 얼굴 이식에 대해 만성적인 거부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6년이었다.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면역억제제와 항생제가 충돌 반응하면서 괴사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하몽은 첫 번째 얼굴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식 수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11월이 되자 하몽은 이식했던 얼굴을 모두 제거해야 할 정도로 이식 거부반응이 심각했다. 첫 번째 얼굴을 제거한 하몽은 두 번째 얼굴을 이식받을 때까지 3개월 동안 보거나 들을 수 없었으며 말할 수도 없었다. 이식 수술을 받기 전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몇 달 동안 혈액 치료도 받아야 했다.

사진=AP/뉴시스

외과의사 로랑 란티에리 박사가 이끄는 유럽 조르주 퐁피두 병원 의료진은 올해 1월 하몽의 두 번째 이식수술을 시행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은 하몽은 병원에서 총 8개월을 보낸 뒤 일주일 동안 퇴원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란티에리 박사는 “하몽이 두 번의 이식수술을 받아 세 번째 얼굴을 가지게 됐다”며 “이번 수술을 통해 얼굴도 재이식이 가능한 장기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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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몽은 프랑스 TV와의 인터뷰에서 “내 나이가 43세인데 얼굴 기증자는 22세여서 20살 어려졌다”고 농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이에 CNN은 프랑스 언론이 하몽을 ‘세 얼굴을 가진 남자’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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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몽의 마취를 담당했던 베르나르드 숄리는 “하몽의 용기와 의지 등에 오히려 의료진이 감탄했다”며 “그는 불평 한마디 없이 수술을 기다렸으며 컨디션도 좋았다”고 말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