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두 번의 얼굴 이식을 받은 사람이 나왔다. 프랑스 파리의 한 남성이 두 번의 얼굴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세 얼굴을 가진 남자’가 됐다.
CNN은 파리에 사는 제롬 하몽(43)이 두 번의 안면 이식 수술을 받은 세계 첫 남성이 됐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몽에게 두 번째 얼굴을 기증한 사람은 22살이었다.
하몽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특징적인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섬유종증을 치료하기 위해 2010년 1월에 첫 안면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하몽의 몸에서 거부반응이 나타났다.
이식 거부 반응은 환자의 면역계가 이식된 장기나 조직으로부터 공격받을 때 발생한다. 만성적인 거부 반응은 수년 동안 일어날 수 있고 신체의 지속적인 거부 반응은 이식된 장기나 조직에 천천히 손상을 줄 수 있다.
하몽이 첫 얼굴 이식에 대해 만성적인 거부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6년이었다.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면역억제제와 항생제가 충돌 반응하면서 괴사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하몽은 첫 번째 얼굴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식 수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11월이 되자 하몽은 이식했던 얼굴을 모두 제거해야 할 정도로 이식 거부반응이 심각했다. 첫 번째 얼굴을 제거한 하몽은 두 번째 얼굴을 이식받을 때까지 3개월 동안 보거나 들을 수 없었으며 말할 수도 없었다. 이식 수술을 받기 전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몇 달 동안 혈액 치료도 받아야 했다.
외과의사 로랑 란티에리 박사가 이끄는 유럽 조르주 퐁피두 병원 의료진은 올해 1월 하몽의 두 번째 이식수술을 시행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은 하몽은 병원에서 총 8개월을 보낸 뒤 일주일 동안 퇴원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란티에리 박사는 “하몽이 두 번의 이식수술을 받아 세 번째 얼굴을 가지게 됐다”며 “이번 수술을 통해 얼굴도 재이식이 가능한 장기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하몽은 프랑스 TV와의 인터뷰에서 “내 나이가 43세인데 얼굴 기증자는 22세여서 20살 어려졌다”고 농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이에 CNN은 프랑스 언론이 하몽을 ‘세 얼굴을 가진 남자’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하몽의 마취를 담당했던 베르나르드 숄리는 “하몽의 용기와 의지 등에 오히려 의료진이 감탄했다”며 “그는 불평 한마디 없이 수술을 기다렸으며 컨디션도 좋았다”고 말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