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하라, 출마한다” 정면돌파 선택한 김경수의 초강수

입력 2018-04-19 16:56 수정 2018-04-19 17:01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19일 오후 4시30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쟁 중단을 위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 특검 수사도 응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의원은 블로그 필명 ‘드루킹’을 사용한 민주당원 김모씨의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6·13 지방선거 출마 선언을 미루고 있었다.

김 의원은 앞서 오전 10시30분 진주 소재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3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3·15 민주묘지와 충혼탑을 참배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출마 선언을 1시간40여분 앞두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출마 선언 및 이후의 일정을 취소했다’고 알렸다.

김 의원이 기자회견을 처음 계획했던 시점은 지난 17일이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기자회견 일정을 미뤘고, 이틀 만에 재개할 계획이던 기자회견을 다시 이날 아침 취소했다. 그 배경을 놓고 ‘압수수색설’ ‘불출마설’ 등 여러 소문이 떠돌았다.

압수수색설은 허위였다. 김 의원의 국회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몰렸지만, 굳게 잠긴 문 안에서 검찰이나 경찰의 압수수색 정황은 목격되지 않았다. 수사당국이 김 의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처음 보도한 매체는 이 기사를 온라인판에서 삭제했다. 경남 김해 사무실에서도 압수수색은 없었다.

연달아 미뤄진 출마 선언은 당내에서도 혼선을 초래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기자회견 취소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전 8시30분쯤 ‘김 의원이 오전 9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공지했다가 곧바로 정정했다.

한때 김 의원의 불출마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문제는 없을 수 있지만,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출마하면 당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김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직접 출마 입장을 밝혀 불출마설은 일축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