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두 번째 압수수색, 직원들 “얼굴을 들지 못하는 심경”

입력 2018-04-19 15:05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을 수사 중인 경찰이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고대행사 팀장에게 물을 뿌리고 고성을 지르는 등 갑질 논란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수사하기 위해 경찰이 19일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6층의 조 전무의 사무실 및 마케팅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인해 대한항공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때도 검찰이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지점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을 수사중인 한성현 강서경찰서 강력계장이 압수수색을 끝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직원들은 오너 일가 문제로 벌써 두 번째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게 침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이번이 벌써 오너 일가의 갑질로 인한 두 번째 압수수색이니 직원들은 침통한 심경”이라며 “대한항공에서 대한이라는 이름을 빼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참담하다. 얼굴을 들지 못하는 심경”이라고 전했다.

또 “조 전 부사장도 땅콩회항 사건 이후 일부 무죄판결을 받고 얼마 전 계열사 경영진으로 복귀해 논란이 있었는데 직후에 또 이런 일이 생기니 직원들 심경이 어떻겠냐”며 “기업 내부에서 정화가 되기는 어려우니 법이라도 엄정하게 해서 이번 참에 아프지만 맞을 건 맞고 넘어가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압수수색까지 받는 상황이 됐으니 직원들 입장에서 당연히 반가울 수만은 없다”며 “수사는 경찰에서 잘 진행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조 전무의 사퇴를 바란다는 노조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광고를 대행하는 A사와의 회의에서 A사 소속 팀장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을 뿌린 사실이 알려지며 갑질 논란을 빚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경찰은 지난 17일 조 전무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 및 출국 정지했다. 경찰은 조만간 조 전무를 소환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