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재능기부로 인근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19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청주 오송고 학생 1~2학년 29명은 이달부터 방과 후 시간에 이 학교의 빈 교실과 토의학습실 등에서 2018 오송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부방은 오송고가 실시한 학교교육 발전방안 공모에서 학부모가 제안한 것으로 지난해 9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학교는 교실만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언제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는 학생 주도로 이뤄진다.
올해 오송 공부방 프로그램에는 오송고 인근에 있는 만수초 학생 28명과 오송중 학생 11명이 참여하고 있다. 공부방 교사로 변신한 오송고 학생들은 학교여건 등을 감안해 올해 20회 정도의 수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학생들이 만든 프로그램은 아동 심리학 실험, 역발상 영어동화, 과학 실험, 수학적 구조물 만들기, 언어생활 습관 점검, 지역 특색이 담긴 오송 지도 만들기, 독서교육 등이다.
아동 심리학 실험은 아이들과 스파게티 면과 마시멜로우를 이용한 탑 쌓기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물리도 가르치고 협동심과 인내심을 기르는 프로그램이다. 역발상 영어동화는 영어 동화의 결말을 자유롭게 바꾸어 재해석 해보면서 재미와 영어를 동시에 배우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과학 실험은 생활 속에 숨겨진 과학이나 알면 재미있는 과학을 실험을 하며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공부방에 참여하고 있는 김민경(2학년) 학생은 “학생들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으로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어 기쁘다”며 “봉사시간으로 인정받지는 못해도 즐겁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오송고 김흥준 교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재능기부를 하는 모습이 정말 기특하고 흐뭇하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