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명희, “할머니” 부른 직원 해고… “XX놈” 욕설에 폭행도

입력 2018-04-19 10:07

대한항공 두 자매의 안하무인격 태도는 모전여전이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인 이명희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폭언을 담은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이씨의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의 ‘욕설 파일’이 나온 지 나흘 만이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시작된 한진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SBS는 과거 이씨가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작업자에게 고성을 지르고 욕을 하는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며 18일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파일은 2013년 여름에 녹음됐다. 이씨로 추정되는 여성은 “다 잘라버려야 해” “아우 저 거지 같은 놈” “저 XX놈” 등의 막말을 쏟아 내며 소리를 질렀다.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나가”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음성을 제보한 A씨는 당시 현장에서 근무했다. 그는 파일 속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씨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런 일이 거의 매일 반복됐다. 소리 지르고 욕을 하는데 사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약간 좀 미쳤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대한항공 사모가 사람을 그런 식으로 대하는 것에 놀라 들고 있던 휴대폰으로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측은 회사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 파일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이씨가 폭행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한 작업자를 무릎 꿇게 한 뒤 갑자기 따귀를 때리려 했다는 것이다. 작업자가 고개를 뒤로 빼서 피하자 이씨는 더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무릎을 걷어찼다고 한다.

이씨가 한진그룹은 물론이고 계열사 어디에도 직함이 없지만 사실상 총수나 다름없었다는 직원들의 증원도 나오고 있다. JTBC에 따르면 2014년 장녀 조씨가 대표로 있는 인천 하얏트 호텔의 한 직원이 이씨에게 말실수를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호텔 2층에 위치한 정원에서 이씨를 발견한 직원이 “할머니”라고 부르자 이씨가 폭언과 욕을 했다고 한다. 당시 호텔에서 근무했던 다른 직원은 “뒷모습만 보고는 그분이 사모님인지 모르잖지 않나. 그 친구가 그날로 해고됐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또 “이씨, 조 자매,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거의 매일 공항 일등석 라운지에 온다”며 “한번은 이씨가 음식이 식었다며 접시를 집어 던졌다”고 했다. 인천 하얏트 호텔 측은 이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부인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