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판문점 유력… 김정은 접근성·트럼프 안전 ‘충족’”

입력 2018-04-19 09: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5곳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일본 아사히신문이 “가장 유력한 건 판문점”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육로 접근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안전 및 경호에 최적지라는 것이다.

신문은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육로로 올 수도 있고 미국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소로 최적“이라며 판문점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또 미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북한에 배려하는 형태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회담 장소로 5곳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후보지 중 미국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면서 워싱턴이나 하와이, 괌 등 미국 영토 안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배제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동남아시아와 유럽도 후보지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동안 평양과 판문점, 스웨덴 스톡홀름, 스위스 제네바, 몽골 울란바토르 등이 회담 장소로 전망돼 왔다고 소개했다.

동남아와 관련해선 베트남이나 싱가포르, 태국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베트남은 북한을 지지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고, 과거 미국과 전쟁을 치렀음에도 지금은 군사적, 경제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적 발전도 이뤄냈다. 북한이 향후 발전 모델로 삼을 만한 나라인 것이다. 싱가포르나 태국에도 북한대사관이 있어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울란바토르도 최근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몽골 정부가 세기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몽골은 1992년 독자적으로 ‘비핵국가’를 선포했으며 비핵화 협상을 벌이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몽골이 물리적으로 멀지 않은 이웃 국가이면서 같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유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스웨덴과 스위스는 중립국이라는 점에서 후보지로 거론된다. 다만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중간급유 없이는 유럽까지 장거리 여행을 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북한은 당초 평양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이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회담 장소로 채택될 가능성은 적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면 불량국가인 북한을 정상국가로 예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몇 주 뒷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게 된다. 세계를 위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무슨 일이든 다하겠다. 과거 미국 정부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며 북미 정상회담이 자신의 최우선 의제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회담이 성공해야 한다는 ‘당위’와 그것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잇따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은 최대 압박 전략의 성공적 결과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경우 북한에는 밝은 길이 있다.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나는 회담장에 가지 않겠다. 회담장에 앉았는데 결실이 없다고 생각되면 그냥 일어나 나오겠다. 우리의 최대 압박은 북한이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던진 트럼프의 대북 메시지는 명확했다. 북한과의 대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미국의 기대 수위를 낮출 생각은 전혀 없으며, 그것은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라는 것이다. 우호적인 발언, 희망적인 언급을 쏟아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남북한과 미국,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위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우리는 모두 잘되기를 바라고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를 대북 특사로 평양에 보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 결과물이 상당히 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성공’ ‘기대’ ‘노력’ 등의 언급은 회담 준비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핵 문제처럼 해묵은 안보 이슈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건 그가 회담 성공에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핵의 종식을 원한다. 북한뿐 아니라 가능하면 세계 모든 곳에서 핵무기가 사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은 대북 최대 압박의 성공적 결과”라면서 “두 한국이 안전·번영·평화 속에서 함께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