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김정은 다루기… ‘기대와 압박’ 양면화법

입력 2018-04-19 08:48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 내가 회담장에 앉았는데 만약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면 그냥 일어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몇 주 뒷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게 된다. 세계를 위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무슨 일이든 다하겠다. 과거 미국 정부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며 북미 정상회담이 자신의 최우선 의제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회담이 성공해야 한다는 ‘당위’와 그것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잇따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은 최대 압박 전략의 성공적 결과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경우 북한에는 밝은 길이 있다.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나는 회담장에 가지 않겠다. 회담장에 앉았는데 결실이 없다고 생각되면 그냥 일어나 나오겠다. 우리의 최대 압박은 북한이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던진 트럼프의 대북 메시지는 명확했다. 북한과의 대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미국의 기대 수위를 낮출 생각은 전혀 없으며, 그것은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라는 것이다. 우호적인 발언, 희망적인 언급을 쏟아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남북한과 미국,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위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우리는 모두 잘되기를 바라고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를 대북 특사로 평양에 보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 결과물이 상당히 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성공’ ‘기대’ ‘노력’ 등의 언급은 회담 준비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핵 문제처럼 해묵은 안보 이슈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건 그가 회담 성공에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핵의 종식을 원한다. 북한뿐 아니라 가능하면 세계 모든 곳에서 핵무기가 사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은 대북 최대 압박의 성공적 결과”라면서 “두 한국이 안전·번영·평화 속에서 함께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대통령 주요 발언록

"북미정상회담, 전 세계 위해 성공하기 원해"

"김정은과 회담 성공 위해 무슨 일이든 다할 것"

"두개의 한국, 안전·번영·평화 속에서 함께 지내게 될 것"

"북미정상회담, 대북 최대 압력의 성공적 결과"

"北관련 이전 정부들의 실수 반복하지 않겠다"

“북미회담장에서 만약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이면 그냥 나오겠다”

"북 억류 미국인들 석방 협상 중"

"일본인 北납치피해자 귀국 돕겠다고 아베에게 약속"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