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2년 동안 나아진 것 없는 FC 서울”

입력 2018-04-19 02:24
뉴시스

성적 하락 감독 책임 불거진 시점서 “할 말 못하는 선수 되고 싶지 않다”
논란 후에도 사과 대신 정공법 파문

프로축구 FC 서울의 박주영(사진)이 황선홍 감독에 대한 비판으로 비칠 수 있는 글을 SNS에 써 논란이 되고 있다.

박주영은 지난 14일 서울이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1부 리그) 7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0대 1로 패하자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다.

박주영은 “기분이 좋지 않다. FC 서울이 경기에서 패하면 화가 나고 힘을 보태지 못해서 화가 난다”며 “그리고 오늘도 경기를 보면서 미안합니다. 비 맞으며 응원한 팬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어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 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FC 서울 박주영이 지난 14일 SNS에 쓴 글. 황선홍 감독에 대한 비판으로 비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박주영 인스타그램 캡처

문제는 박주영이 언급한 2년이란 기간이 황 감독이 팀을 이끈 시기라는 점이다. 황 감독은 2016년 6월 최용수 전 감독의 후임으로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는데 공교롭게도 이후 성적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을 5위로 마쳤고, 올해는 더욱 순위가 떨어졌다. 올 시즌 FC 서울은 18일 현재까지 7경기를 치러 1승 3무 3패(승점 6점)의 성적으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프로축구 전통의 강자로 꼽혀온 서울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급기야 일부 팬은 황 감독의 경질까지 요구하고 있다.

박주영은 지난 16일 또다시 인스타그램에 글을 썼다. 그는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드는 하루입니다. 저는 오늘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됐다”며 “후배님들께 부끄럽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그는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선수는 되고 싶지 않다. 제가 피해를 보더라도 그것만은 지키고 싶고 그렇게 할 것이다”고 밝혀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처음 올린 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나타내기보다 박주영이 추후 작심 발언도 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내포한 것이어서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 구단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는 (박주영의 글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