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공관절 수술’로 대표되던 퇴행성 관절염 치료가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자신의 무릎관절을 보존하는 ‘재생 치료’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손상 정도에 따라 1기부터 4기로 나뉜다. 초·중기에는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말기에 접어든 4기 상태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인공관절 수술은 기존의 닳아버린 무릎관절 자체를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걸 말한다. 수술에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가량 걸리고 이후 약 2주의 입원 기간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자신의 몸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관절을 이식하는 수술에 대한 부담을 느껴, 수술받지 않고 극심한 통증을 참는 환자들이 많다. 때문에 기존 보존적 치료에 ‘재생 의학’이 결합돼 자신의 무릎을 보존하는 재생 치료에 의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해 O자형으로 휜 다리를 교정하기 위한 ‘휜 다리 교정술’은 휘어진 다리를 골반부터 발목까지 일자로 교정하는데 주 목적이 있지만, 이미 손상된 무릎 안쪽 연골로 인한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기존 시행되던 ‘휜다리 교정술’에 줄기세포 치료를 병행해 하지 정렬은 물론이고 손상된 연골을 되살림으로써 통증을 개선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무릎관절 연구팀(고용곤, 권오룡, 서동석, 허동범, 탁대현, 정필구)은 2016년 1~8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퇴행성관절염 3, 4기 환자을 대상으로 휜다리 교정술과 함께 자기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술을 시행했다.
인공관절이 필요하나 수술을 거부한 4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휜다리 교정을 한 후, 자가 지방 유래 줄기세포와 동종 연골세포를 혼합해 연골이 거의 없는 부분에 이식한 후 결과를 지켜봤다. 수술 후 1년이 지나 관절 내시경 검사 및 임상 결과에서 연골이 되살아 났으며 증상의 호전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연구팀 허동범 진료부장은 “관절 내시경을 통해 확인한 연골 재생률은 자가 지방 줄기세포와 동종 연골세포를 혼합해 주입한 그룹이 연골 재생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증 감소와 삶의 질 개선 정도 등 임상적으로도 의미 있는 호전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중국 마카오에서 이달 12일 폐막한 ‘2018 국제연골재생학회(ICRS)’에서발표됐다. 학회에는 전세계 21개국에서 300여명의 전문의 및 재생의학계 석학들이 참여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의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를 연구한 임상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대회 및 연구기관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2012년 ‘국제 연골재생학회(ICRS)’를 시작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정형외과 학회(AAOS)’, ‘미국재생학회(TOBI)’ 등의 초청을 받아 지속적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18일 “퇴행성관절염 말기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이 인공관절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연구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가능한 인공관절 대신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가 지방 유래 줄기세포 치료술’은 현재 보건복지부로부터 ‘제한적 의료기술’에 선정돼 다음달 1일부터 3년간 자가 지방 줄기세포 시술비로 책정된 180만원에 시술받을 수 있다.
실시 기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강남 연세사랑병원’ 1곳 뿐이다. 시술이 필요한 환자는 해당 병원의 무릎관절센터 진료 후 증상에 따른 시술 가능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