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요?” 포천 연쇄살인범이 피해자 부모에게 보낸 문자

입력 2018-04-18 17:54
게티이미지뱅크

“잘 지내요?”

6개월 사이 여자친구 2명을 살해한 이른바 ‘포천 연쇄 살인사건’의 살인범 A(30)씨가 여자친구 B(21)씨를 살해한 후 범행을 숨기기 위해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A씨는 지난해 7월 포천시 한 야산에서 B씨를 살해한 후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가족과 지인들은 B씨가 사망한 7월 이후 그와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 받은 적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살인범 A씨가 보낸 답장이었다. 부모에게 연락이 오면 “잘 지내요?” “다음 주에 만나요” 등 안부 메시지를 보냈다. 때문에 가족들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누군가 통화를 원하면 “전화 상태가 좋지 않다” “졸리다” 등의 핑계를 댔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 어느 날 “최근에 채무자들 때문에 힘들다”면서 “앞으로 연락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한 뒤 연락을 끊었다.

A씨는 경찰에 “그동안 대화기록들을 보며 대화 맥락을 파악했다”면서 “범행을 감추고 시간을 벌기 위해서 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 이미 또 다른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상태였다. 이미 살인 혐의를 쓰고 있는 와중 또 다른 혐의가 불거지자 언론사에 ‘공범이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면서 수사에 혼선을 주려던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경찰이 그가 범행에 이용하고 인천의 길가에 버린 삽을 찾아내자 결국 “뇌출혈로 죽은 전 연인에 대해 안 좋게 이야기해 바람을 쐬러 가자고 유인해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의정부경찰서는 18일 A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또 다른 여자친구 C(23)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