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는 DDA, 조현민은 EMQ…母이명희 코드명은?

입력 2018-04-18 16:09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양호 대한항공 대표. 뉴시스

언니(조현아·코드명: DDA)는 비행기를 돌렸고, 동생(조현민·코드명: EMQ)은 얼굴에 물을 부었다. 대한항공 오너가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이들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의 부인인 이 이사장은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미세스와이’(Mrs.Y) 또는 ‘미세스디디와이’(Mrs.DDY)라고 불린다. 조 회장 코드명인 ‘DDY’에서 파생된 명칭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주요 임원에 대해 영어 문자 세 개를 조합한 코드를 만들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는 고유 코드를 부여받는데, 조양호 회장은 ‘DDY’,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DDA’,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DDW’로 불리고 있다.

‘DD’ 코드는 직위에 따른 코드로 부사장급 이상에게 주어진다. 뒤에 붙는 글자는 이름 가운데 또는 끝에서 딴 것이다. 조씨 일가를 나타내는 코드명은 ‘KIP’로 잘 알려져 있다. KIP는 대한항공의 영문명에서 딴 K와 VIP를 합친 것으로 보인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오너가를 상징하는 ‘DD’를 쓰지 않고 직접 지은 코드명을 쓰고 있다. 조 전무의 영문명인 ‘에밀리(Emily)’에 ‘마케팅 여왕(Marketing Queen)’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코드명을 쓰기 시작한 건 비용 절감 때문이었다. 1970년대 초 영문 텔렉스를 쓰던 시대에 해외지사에 전문을 보낼 때 이름·직함을 모두 영문으로 쓰면 20자리가 넘어 요금이 비쌌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당시 조중훈 회장 지시로 세 자리 코드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너가의 코드명은 직원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스와이(이명희)의 폭로가 두드러졌다. 그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직원들을 사적인 일에 동원했다고 알려졌다. 50~60대 회사 임원들을 집안 일 해결을 위해, 그것도 주말에 부르는 가 하면 2005년에는 친구들과 일본 여행을 가야 한다며 그룹 내 여행 담당 팀에 여행코스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 이 이사장은 그룹 내 공식 직책과 권한이 없었지만 호텔 인테리어, 객실 서비스 등 경영 일선에 수시로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날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해 호텔 담당 동료 임원의 정강이를 발로 찼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