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월스트리트저널(WSJ) 홈페이지의 메인에 등장했다.
WSJ는 17일(현지시간) “돌아온 ‘땅콩 분노’ : 또다른 대한항공 임원이 곤란에 처했다”는 제목으로 조현민 전무의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한국 경찰이 대한항공의 임원이자 대한항공 회장의 딸이 연루된 폭력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몇년 전 대한항공을 국제적 비난의 중심으로 몰아세운 ‘땅콩 분노’ 사건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WSJ 홈페이지 첫번째 화면에 비중있게 편집됐다. 15일 새벽 고개를 푹 숙이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조현민 전무의 모습도 커다랗게 박혔다.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조 전무는 17일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음료를 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미국 시민권자인 조 전무의 출국 정지를 신청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은 ‘땅콩 회항’ 사건과 연결돼 해외에서도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WSJ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타임스, 프랑스 AFP 통신, 영국 BBC 등 여러 외신이 이 사건을 비중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조현민 사건을 보도하며 ‘갑질’이라는 단어를 번역 없이 ‘gapjil’로 표기했다. 매체는 ‘갑질’을 중세시대 영주처럼 임원들이 부하직원이나 하도급업자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BBC는 조현아·조현민 자매를 ‘땅콩에 분노하는 자매(Nut rage sisters)’라고 표현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호텔사업 경영 일선에 복귀한 사실도 함께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