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박창진 “항공사 재벌 갑질 금방 잊혀져… 엄중 처벌해야”

입력 2018-04-17 17:23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대한항공 3세 갑질 비행(非行) 처벌 촉구 정의당 심상정-전국공공운수노조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명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국회를 찾아 항공사 재벌들의 ‘갑질’에 대한 처벌 강화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박 전 사무장은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정의당 심상정 의원·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항공사 재벌들의 갑질이 흐지부지하게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4년 대한항공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은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조현아 구속으로 마무리 되었다”며 “그러나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조현아는 다른 계열사 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그 당시 피해자인 저는 아직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조현아의 동생인 조현민 전무는 또 다른 갑질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며 “금호아시아나 항공 박삼구 회장은 십 수년 간 여승무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행동을 반복적으로 행하여 얼마 전 미투 운동까지 있었다” 지적했다.

박 전 사무장은 “이러한 사안들은 국민들의 공분을 잠시 살 뿐 금세 잊혀지고 있다. 또한 유야무야하게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고 있다”며 “항공법에서는 안전운항을 방해하는 승객들의 처벌을 더욱 강화하고있는 추세이지만 권력을 가진 재벌에게는 이러한 책임까지 주어지고 있지 않다”고 호소했다.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산업 재해를 인정받은 박 전 사무장은 1년 반 동안 휴직한 뒤 일반 승무원으로 복직했다. 현재 인사·업무상 불이익을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반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한진칼의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호텔 경영에 복귀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4년 전 조현아씨가 제대로 처벌됐다면 오늘의 조현민의 갑질은 없었을 것”이라며 “경영 능력도 도덕성도 없는 조씨 일가는 당장 대한항공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항공재벌 내부감시와 내부혁신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필수 공익이란 명목으로 노동조합을 제약하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 항공분야의 공익보호를 위해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