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자신의 마약 연루 보도를 앞둔 KBS2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에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정상방송을 예고했다.
이씨는 1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18일 방송이 예정된 ‘추적60분-MB 아들 마약 연루 스캔들, 누가 의혹을 키우나’ 편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 방송에는 이씨가 마약 사건 공범들과 수차례 어울렸다는 제보를 포함해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거액의 유흥비를 썼다는 진술들이 담길 예정이다.
따라서 이씨는 아직 진행 중인 소송의 주요 쟁점을 일방적으로 취재·보도하는 것은 여론 재판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이씨와 ‘추적60분’ 제작진 사이의 재판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7월, 제작진은 김무성 의원의 둘째 사위 마약 사건을 다루면서 이씨도 이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있으나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같은 해 8월 이씨는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이씨에게 충분한 반론의 기회를 줬고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찰의 문제점을 짚는 만큼 시급한 보도라고 반박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정범수 PD는 “반론의 기회를 많이 줬다. 우리가 소송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이 문제를 취재하는 언론이기도 하다. 방송에서는 다룰 내용은 검찰의 권력 유착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아울러 “실제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고 해당 방송도 이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서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만 생각했다면 위험을 회피하는 게 나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할 일인 진실을 찾고자 할 뿐”이라면서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고, 검찰이 다시 태어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씨가 낸 방송금지가처분은 이르면 17일 저녁, 늦어도 18일 오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추적60분’ 제작진은 정상 방송을 위해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원이 이씨의 방송금지가처분을 기각할 경우 ‘추적60분’은 18일 오후 11시 10분 정상적으로 방송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